• "구제역 때문에, 또 축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를 위해 희생된 가축들의 영혼이여, 편히 잠드소서!"
    9일 경기도 수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혼비(畜魂碑)' 앞에 배추와 무, 건초 등 가축들이 즐겨 먹는 사료로 채워진 제사상이 차려졌다.

    축산과학원은 개원 기념일인 10일을 전후해 매년 시험 연구 과정에서 희생된 가축의 넋을 위로하는 축혼제(畜魂際)를 지내고 있다. 올해는 구제역 때문에 살처분된 우제류 가축을 위해 특별히 많은 사료가 제사상에 올려졌다.

    해마다 농진청에서 품종 개량과 육질 개선을 위해 희생되는 가축은 한우와 젖소, 돼지, 닭 등 1천여 마리로, 도축된 가축은 공매 절차를 거쳐 판매액은 국고로 환수되며 유전형질 전환 등 생명공학 연구과정에서 희생된 가축은 소각, 폐기된다.

    여기에 지난 겨울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으로 한우와 젖소, 염소, 사슴 등 발굽이 2개로 갈라지는 우제류 가축이 300여만 마리 넘게 살처분됐다.

  • 장원경 원장의 분향으로 시작된 이날 축혼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가축 질병으로부터 우리 축산업을 지켜달라는 축혼사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장애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가축, 그대들의 보살핌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 땅 축산업이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축혼사에 이어 희생된 가축에게 술을 주고 30여명의 직원이 절을 하는 것으로 축혼제는 막을 내렸다.

    장 원장은 "우리나라 축산업 발전은 해마다 많은 숫자의 가축 희생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구제역 확산으로 많은 가축의 희생이 뒤따랐는데 모든 축산인이 단결해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