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경북 문경 페채석장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의 자살 여부와 관련, 의학자들은 “김 씨가 망상상태였다면 통증을 덜 느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경찰서는 지난 6일 중간수사결과를에서 지금까지 김 씨의 죽음에 다른 누군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엽기적인 자살이 가능한지에 대해 "김 씨가 현장에서 다량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안정제가 통증을 반감시키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코메디닷컴은 8일 이와 유사한 사건이 2006년 미국에서도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23세 남자가 십자가에 자신을 못 박는 방식의 자살을 시도했다. 나무판자 두 장으로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자신의 거실에 세우고 한 손에 못을 박은 그는 하지만 남은 한 손에 못을 박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구급차를 불러 목숨을 건졌다.
그는 당시 망상증을 보였으며 “컴퓨터 화면에서 신의 모습을 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경란 교수는 십자가 죽음에 대해 “자신이 하는 행동이 매우 고통스러워도 이미 판단력이 상실된 이후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실제로 느끼는 고통보다 망상이 더 크면 고통을 못 느낄 수도 있다”고 코메디닷컴에 말했다.
또 순순천향대병원 정신과 한성우 교수는 “심한 정신병을 앓으면 뇌에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며 “섬망이나 해리 상태가 되면 신체의 감각 능력이 떨어지는데 특히 초점 감각은 극대화되고 말초 감각은 극소화되는 일종의 최면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의정부힐링스병원 박석준 원장은 “이런 상태가 되면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에 교란이 생겨 뇌가 정상적인 반응을 하기 어려워진다”며 “김 씨가 최면 상태 때문에 통증을 못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자해를 하는 망상이나 정신분열증 환자 가운데는 자해당시 아픔을 덜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