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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계랭킹 1위다웠다.
유럽프로골프투어와 아시안투어, 한국프로골프투어를 겸한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한 리 웨스트우드(38·잉글랜드)가 첫날 낯선 한국 골프장에 적응 못해 애를 먹었으나 이튿날부터 이를 극복하고 결국 우승컵을 안았다.
웨스트우드는 1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72·7천27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웨스트우드는 지난달 24일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36만7천500유로.
웨스트우드는 1라운드에서 처음 접한 한국 골프장에 적응하지 못해 이븐파로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이튿날부터 3일 연속 언더파 행진을 벌여 갤러리들로부터 “과연 세계랭킹 1위답다”는 찬사를 들었다.
웨스트우드는 한 라운드를 치르고 나서 그린의 속성과 코스의 특성을 완벽히 파악, 이후 세 번의 라운드를 모두 60대타수를 기록했다.
이날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선두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여온 웨스트우드는 14번(파4)과 15번(파5)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뒤 18번 홀(파5)에서 1타를 줄여 연장전을 기다리던 히메네스를 맥 빠지게 했다.
전날 악천후로 이날 3라운드 잔여 홀과 4라운드 경기가 연달아 열린 가운데 웨스트우드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히메네스, 알렉산더 노렌(스웨덴), 리스 데이비스(웨일스)에 3타 뒤진 5위였으나 이날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2009년 11월 두바이 월드챔피언십 이후 1년 5개월 만에 유럽투어 정상에 오른 웨스트우드는 유럽투어 통산 21승째를 따냈다.
메이저대회에서는 지난해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 2위가 최고 성적인 웨스트우드는 "앞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보다 4조 뒤에서 경기를 펼친 히메네스는 끝내 1타를 더 줄이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박상현(28·앙드레김골프)이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단독 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3위 상금 13만 8천33유로(한화 2억1천900만원)를 받은 박상현은 시즌 상금 2억2천400만원이 돼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 1위로 나섰다.
홍순상(30·SK텔레콤)은 8언더파 280타를 쳐 노렌과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