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실적, 자세한 묘사로 뒤늦게 화제
  • ▲ 이지아가 썼다고 주장된 팬픽 '나 서태지 한 여자를 사랑합니다' 일부.ⓒ서태지 팬클럽
    ▲ 이지아가 썼다고 주장된 팬픽 '나 서태지 한 여자를 사랑합니다' 일부.ⓒ서태지 팬클럽

    가수 서태지의 10년 전 팬픽(팬이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작성한 소설)이 뒤늦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라푼젤'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이 지난 2001년 2월부터 5월까지 서태지 팬사이트에 연재한 '나 서태지, 한 여자를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팬픽이다.

    이 팬픽이 다시금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 글을 ‘라푼젤’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한 사람이 이지아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 71편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연재 당시 팬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사실적이고 자세한 묘사 등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때문에 당시에도 작가 및 여주인공이 실제 인물이 아닌지 의심을 받았을 정도.

    팬픽에 등장하는 '진시아'라는 여주인공의 이름도 네티즌의 눈길을 끈다. 이지아는 지난 1997년 1월 미국 애리조나주 법원에서 이름을 김상은에서 시아 리(Shea Lee)로 개명 신청한 바 있다.

  • ▲ 이지아가 썼다고 주장된 팬픽 '나 서태지 한 여자를 사랑합니다' 일부.ⓒ서태지 팬클럽

    소설은 서태지가 지난 1996년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 간 뒤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 시아는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서태지를 소개받는다. 서태지의 팬이었던 그녀는 스타가 아닌 서태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게 되면서 어느덧 사랑에 빠진다.

    이후 소설에는 두 사람은 미국 생활이 그려지는데, 그 과정이 경험담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주인공은 음악적으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서태지의 곁에서 힘이 되고자 하지만, 한 번 음악작업을 시작하면 몇 달씩 얼굴조차 볼 수 없는 현실에 지쳐간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이지아가 자신의 처지를 감추고 살아야만 했던 상황 속에서 소설로나마 심경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특히 필명인 '라푼젤'이 성에서 갇혀 살아야 했던 공주의 동화에서 따왔다는 것 역시 신빙성을 더한다는 해석이다.

    '라푼젤'은 소설을 마무리 하며 "특별히 쥐어짜낸 스토리도 없었고, 생각한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여러 의견에 쉽게 휩쓸리지도 않았었다"라고 담담히 후기를 남겼다.

    한편, 서태지와 이지아는 법정대리인을 통해 지난 3월 14일과 4월 18일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을 가졌으며 오는 5월 23일 오후 3시 서울 가정법원 신관 714호에서 세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