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갑 vs. 홍정욱 
      
     한나라당은 이미 없는 것이다. 있어도 없는 허깨비다.
    류근일 /본사고문   
     
     백수를 맞이한 정계원로 송방용 선생-그는 자유당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안 부정투표의 물증을 입수해 의정단상에서 폭로한 열혈 투사였다. 그 기사를 보던 필자의 피가 끓었다. 이미 유럽 계몽사상가의 롤 모델에 영향 받고 있었던 한 청소년의 장래 운명이 형성되는 모멘텀 중 하나였다. 어쨌거나 그 열혈 투사의 눈에 비친 한나라당은 “(그게) 정당이야?”였다. 문화일보에 실린 그의 인터뷰 한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과연 정당인가? 한-EU 사이의 FTA 협정안을 국회 소위(小委)에서 처리하는 과정에 드러난 한나라당의 모습은 송방용 선생의 말 그대로 정당이 아니었다. 자기당 소속 4명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협정안이 무산되고 말았으니-. 그야말로 똥물에나 튀길 치들이다. 국민이 만들어준 ‘다수파(多數派)’를 스스로 쓰레기통에 처박는 족속들. 말인즉 “몸싸움은 안 한다”였지만, 실제로는 ‘무엇인가에 맞추려는’ 잔머리 굴리기?
     
     
      이 와중에서 하나라당 홍정욱이 자리를 떠 기권을 했다. FTA 통과가 한나라당의 당론일 터, 그런데 그 소속의원이라는 게 전투현장을 떠? 그는 물론 그게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의 자신의 양심이자 소신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이미 없는 것이다. 있어도 없는 허깨비다.
     
     
      민노당의 강기갑은 소위(小委) 소속도 아닌데 몸싸움을 하려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런 그를 좋게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나라당 위인(爲人)들에 비하면 ‘전사(戰士)’라는 점에선 가히 일당백이다. 신념을 가진 소수파와 신념은 커녕 깻묵도 없는 다수 오합지졸들의 맞대결에서 누가 이길지는 뻔할 뻔자다. 그리고 그런 오합(烏合)의 무리가 일패도지(一敗塗地) 하는 건 당연 이상의 당연이다.
     
     
      이런 한나라당을 보는 원로 열혈 투사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반(反)대한민국 흐름은 막아야 하겠고, 그러나 한나라당은 개밥으로 던져 주기도 개한테 미안하고...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배짱이 뭔지는 알 만하다. “보수 네 놈들이 우리 말고 갈 데가 어딨냐?” 
       정말 갈 데 없는 외통수란 말인가?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