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독한 LG’외치며 글로벌 장정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독한 LG, 믿을 만한 LG’를 알리기 위해 취임 6개월 만에 글로벌 장정에 나섰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작년 10월 취임 후 국내 전 사업장을 돌며 현황 파악을 끝낸 뒤 12월 중국으로의 첫 해외출장을 시작, 일본 서남아 중동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외국시장을 직접 누비며 글로벌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구 부회장이 첫 외국 출장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톈진, 상하이 등에 12개 생산법인과 6개 판매법인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이 지역에서 올리는 전략 요충지이기 때문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어 구 부회장은 일본 도쿄 법인을 찾아 현지 상황을 체크했다. 일본도 중국과 함께 LG전자가 가장 공들이는 시장 중 하나다.

전형적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LG전자는 LED TV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재공략하고 있으며 작년 말 도쿄 시나가와에 LG그룹 통합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관련 조직을 확충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처음 언론과 대면한 구 부회자은 "LG전자가 제조업의 기본인 제품력과 생산력 등을 등한시했다"고 실토하고 ‘독한 LG’를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 행에 앞서 TV를 생산하는 멕시코 레이노사 법인에 들러 생산시설과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특히, LG 창업자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품질 경영'과 '품질 최우선 철학' 어록이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로 번역돼 회의실 액자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해외법인 80여곳에 전파하도록 지시했다고 LG전자는 전했다.

2월에도 구 부회장의 글로벌 장정은 이어졌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 서남아시아 및 중동지역을 돌며 해외 거래처와 현지 영업·마케팅 조직을 직접 챙기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한편 적기 공급 등을 약속하면서 LG전자에 대한 바이어의 우려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3월에는 취임 후 두 번째 중국 난징으로 건너가 제품 마케팅 및 유통망과의 협력을 주문했다.

LG전자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진 것으로,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TV 판매량은 4천405만대로 북미(4천395만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남미 지역을 찾아 TV, DVD, 오디오, 전자레인지, 에어컨을 생산하는 브라질 마나우스와, 모니터, 휴대전화, 노트북, 세탁기를 생산하는 따우바떼 법인을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