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은 좋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
  • ▲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 ⓒ뉴데일리
    ▲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 ⓒ뉴데일리

    “구제역, 물가대란 등 수많은 민생현안을 제쳐두고 개헌을 논의할 때인가? 더욱이 야당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특정 세력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인 서병수 의원은 9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벌이고 있는 ‘개헌 드라이브’에 일침을 가했다.

    먼저 서 최고위원은 “이제 남은 임기가 2년이라고는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 선거 국면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임기는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다음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맡은 소임을 정리하는 등 마무리를 할 시기인데 이런 시점에서 개헌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금 개헌을 이슈로 삼을 경우, 민생문제와 같은 난제들이 모두 묻혀버릴 수 있다”며 “이를 알기 때문에 친이-친박 계파를 떠나 많은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의원총회에 대해서는 “개헌에 대한 관심은 누구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며 “하지만 의원들이 각기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어제(8일)의 침묵을 통해 극명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서 최고위원은 “침묵은 곧 강력한 반대 의사 표현”이라며 “이는 개헌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특정 세력에 대한 무언의 반대”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개헌은 좋다. 정권에 관계없이 꾸준히 연구되고 고쳐져야 한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라며 “여태껏 아무 말도 없다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개헌 드라이브에 시동을 거는 것 자체가 170여명 소속 의원들의 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개헌 의총에서 나오고 있는 ‘이원집정부제’ 추진에 대해서는 “이것 역시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국회에서 뽑은 총리에게 권한을 나눠주자는 것인데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힘 있는 몇몇 계파 수장들에게 힘이 쏠리는 구조가 된다면 그것을 국민들이 용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서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개헌 논의는 안하는 것이 맞다”며 “현재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시국을 살펴야 한다. 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를 정상화 궤도에 올리는 것이 우선돼야 국민들을 뵐 면목이 선다”고 말했다. 

    한편, 서병수 최고위원은 2월 임시국회 개최와 관련,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아무 조건없이 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예산안 강행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는데,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책임지고 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놓고 대통령의 사과를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