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도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있을까?

                                                                양   동   안

      최근 튀니지에서 반독재 민중봉기가 성공한 데 뒤이어 이집트에서도 반독재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이집트에서 민중봉기가 독재정권 와해에 성공하게 되면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독재국가들에서는 민중봉기가 유행의 물결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반독재 민중봉기가 유행의 물결을 형성하게 되면, 그 민중봉기의 파도는 여타 지역의 독재국가들에도 밀어닥칠 가능성이 크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반독재 민중봉기를 보면서 이 나라 국민들의 상당수는 반독재 민중봉기의 강력한 파도가 형성되어 그 파도가 북한까지 덮치기를 바랄 것이다.
    요즈음 그런 희망을 가진 인사들이 사석에서 필자에게 ‘북한에서도 민중봉기가 일어나게 될까요?’라고 희망 섞인 질문을 해온다. 필자는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에게 애석하게도 ‘북한에서는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라는 희망을 꺾는 대답을 해주고 있다.

     북한에서 민중봉기 혹은 민중혁명이 일어날 수 없는 이유는 북한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중봉기 혹은 민중혁명은 밑으로부터 봉기하는 에너지와 그것을 억압하는 에너지의 대결적 균형상태에서 억압하는 에너지가 다소 약화되는 쪽으로 균형이 깨질 때 일어나는 것이며, 봉기 에너지가 억압 에너지를 압도할 때 성공하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독재 정도와 북한주민들의 빈곤 및 고통 수준은 세계 최악이지만 억압 에너지가 봉기 에너지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대규모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없다.

     독재와 빈곤에 대한 민중의 불만은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본 요소이지만, 민중의 봉기 에너지는 독재와 빈곤에 대한 불만만으로는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 불만이 봉기 에너지로 전환되려면 몇 가지 요인들이 작용해야 한다.

    첫째 요인은 봉기 조직자이다. 봉기 조직자가 등장하여 봉기를 선동하고 봉기에 필요한 인적 네트웍을 구성해야 봉기가 시작될 수 있다.
    둘째 요인은 기초적인 행동의 자유이다. 민중봉기가 이루어지려면 봉기 조직자 및 봉기 참여자들이 기초적인 행동의 자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셋째 요인은 지배세력 내의 균열이다. 지배세력의 균열은 억압 에너지의 누출·약화를 초래하여 봉기 에너지의 상대적 강도를 증대시켜준다.

     북한에는 민중봉기를 조직할 수 있는 봉기 조직자가 존재할 수 없다.
    북한 지배자들의 무자비한 독재는 봉기 조직자가 될 수 있는 인자들이 북한에서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든다.
    봉기 조직자가 될 수 있는 대부분의 인자들은 북한을 탈출해버렸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기초적인 활동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주민 감시망을 조직·가동하고 있어서 봉기 조직자 및 봉기 참여자들이 봉기와 관련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기초적인 활동의 자유를 확보할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은 북한 지배층에 대해서도 매우 치밀한 감시망을 조직·가동하고 지배층에 소속된 자 가운데 조금이라도 불온한 조짐을 보이는 사람은 무자비하게 숙청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지배층의 균열이 의미 있는 규모로 발생할 수 없다.

     바로 이상과 같은 이유로 해서, 북한에서는 자유 전무의 가혹한 독재가 자행되고 많은 주민들이 기아상태의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중봉기는 쉽게 일어날 수 없다.

    김정일 가족 독재체제가 해체되는 변화는 외부로부터 그런 변화를 강제하는 강력한 작용이 가해지거나, 김정일 가족 독재의 핵심적 인물들이 사망하거나, 북한의 정권과 군대가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천재지변이 발생하거나 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일 가족 독재 밑에서 좀비나 짐승 같은 처지의 생활을 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할 때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