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간 맡아 온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정몽준(60) 한나라당 전 대표가 FIFA 회장 선거 출마 대신 정치에 전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전 대표의 측근은 8일 "그동안 축구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데 전념하겠다는 것이 정 전 대표의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지난 7일 정 전 대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를 마치고 카타르에서 귀국하고서 한 말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FIFA 회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이전에도 원론적으로 해 온 말들이다"라면서 "이제는 정치를 열심히 해보겠다는 것이 정 전 대표의 생각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정 전 대표가 명확하게 의사를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전날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FIFA 회장 선거에) 벌써 불출마한다고 하면 제프 블래터 회장이 좋아하지 않겠느냐", "동료도 블래터 회장이 단독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쟁이 필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며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정 전 대표는 지난 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AFC 총회에서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36) 왕자에게 1994년부터 맡아온 FIFA 부회장직을 내줬다. 하지만, 국제축구계에서 키워온 정 전 대표의 영향력 때문에 오는 6월1일 예정된 FIFA 회장 선거에 그가 출마할지는 여전히 관심사였다.

    올해 회장 선거에는 1998년부터 FIFA를 이끌어온 제프 블래터 회장이 일찌감치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 전 대표는 블래터의 맞설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