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도발 중단 등 한반도 문제를 협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 긴장완화의 중요성과 남북대화 재개 필요성, 6자회담의 중요성 등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무조건적인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우선 그 제안의 진정성을 나타내 보여야 한다"며 추가 도발 중지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의 중요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회담 뒤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협상을 약속하기 이전에 북한이 진정한 진지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북한이 해야할 명백한 일들이 있다"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은 지속가능하고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이 (무조건적인 대화) 제안이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북한이 `좋아. 우리가 (대화로) 돌아갈께'라고 말만 하는 것으론 안 된다"면서 "적절한 환경(appropriate context)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날 회담에서 미국이 양자나 다자대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중국 측에 강조했다고 전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돼 있다는 점을 한국과 미국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도발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약속하는 것도 하나의 조치이며, 2005년 공동성명의 약속들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도 또 다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양 부장에게 전한 것은 현재의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라면서 한국이 북한의 무조건적인 대화 제의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대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남북간의 대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거듭 확인하면서 북한이 아직 연평도 도발이나 천안함 격침 사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 준비 차원에서 열린 이날 회담은 오찬을 겸해 2시간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한반도 문제가 "매우 자세히" 장시간 거론됐다고 크롤리 차관보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역내 안정이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2005년 공동성명 하의 의무를 북한이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도 확인했으며, 남북간의 대화 중요성도 이해하고, 6자회담의 맥락에서 진지한 협상이 재개되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양국은 모두 긴장완화를 원하고, 어느 누구도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 부장은 이날 중국이 보는 북한의 현 상황을 전했고, 클린턴 장관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 결과 등을 중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후 주석의 이달 방미시 북한 문제가 의제 중 하나라는 점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