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의 간이 식당..막대한 수익 보장연수익 30% 안팎.."웬만한 인맥없이는 못따내"
  • 건설현장에서 운영되는 간이 식당인 '함바집' 운영권을 둘러싸고 건설사 대표에 이어 전직 최고위급 경찰 간부들까지 비리에 얽힌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함바집 운영에 따른 이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함바집이란 일본말 '한바'(はんばㆍ노무자 합숙소)에서 유래한 것으로 건설업계의 현장 직원 식당을 말한다.

    함바집은 건설 사업장이 생기면 그 현장 직원과 인부들이 먹는 식사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개설되는 순간 인원수에 따른 이익이 확정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다.

    이익이 확실하다 보니 웬만한 인맥 없이면 운영권을 따내기 쉽지 않고, 그런만큼 운영 수익도 높아 건설현장의 대표적인 이권사업중 하나로 꼽혀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건설사 현장소장이나 고위층과의 인맥이 주로 활용되며 보증금이나 사례금 등 거액의 뒷돈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금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만큼 함바집 운영권은 일종의 뇌물로 제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건설업종에 종사하는 한 근로자는 "함바집 운영권을 놓고 공개입찰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형식만 빌릴 뿐 사전에 내정한 업체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웬만한 '빽'이 없으면 함바집 차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함바집 운영권 수주에 이권이 개입되는 것은 적지 않은 운영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천가구를 짓는 아파트 현장에서 하루 500명 가량의 인부가 함바집을 이용할 경우 이들이 한 끼 3천500원하는 정식을 아침과 점심, 최소 하루 2번 먹는다면 한달 매출은 1억원 남짓이다.

    여기에다 간식으로 판매되는 빵과 우유, 국수, 주류, 안주 등을 포함하면 한달 매출이 1억5천만원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원재료와 인건비 등을 뺀 순수 마진율은 평균 30% 안팎. 이 경우 순수익은 연간 3억~4억원에 이른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 따라 다르지만 함바집 마진율이 작게는 25%, 많게는 40%는 될 것"이라며 "대규모 아파트 현장이 보통 2년반~3년 정도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 현장에서 대략 10억원 안팎의 이윤이 보장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의 관계자는 "함바집은 건설사에 건물 임차료나 수도 및 전기요금도 내지 않기 때문에 건설경기가 한창 좋을 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곤 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검찰 수사가 전체 건설업계로 확대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함바집 운영권 비리는 언젠가 한 번쯤 곪아터질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었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함바집에 뒷돈이 오가고 거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은 아닌데 이번 수사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가 더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