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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연설문 독회에서 집권 4년차 '레임덕'을 지적한 참모진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확대 비서관회의에서 일부 참모가 “집권 4년 차인 올해엔 정무적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되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목청이 높아지면서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커지고, 정책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난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선거가 없는 내년이 가장 일하기 좋은 한 해”라며 “난 서울시장 때도 임기 마지막 날 퇴근시간까지 일한 뒤 퇴임식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와대 내부에 집권 4년 차 증후군이 스며들고 있는 데 못마땅해한 이 대통령은 2일 신년연설문 독회에서 참았던 불만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고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요지는 “‘올해가 쉽지 않다’는 말은 4년째 매년 들어왔다. 자꾸 그런 이야기(레임덕)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 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사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올해가 가장 일하기 좋고, 결실을 볼 수 있는 해다. 일하는 사람에겐 권력 누수가 없다”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일부 참모가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표현을 넣자고 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고 한다. 그는 “소통 부족이라고들 말하지만 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왜 정치권의 불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참모들이 나를 ‘소통 안 하는 대통령’으로 만드느냐.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지 통계를 한번 뽑아봐라”라는 취지였다.
낮지만 강한 톤의 질책성 발언은 20여 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아니라 집권 4년 차라는 이유로 정치권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게 이 대통령 주장의 요지였다”며 “집권 후반기에 움츠러들고 나약해질 수 있는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채찍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반영하듯이 지난 3일 신년 특별연설의 어느 대목에서도 정치적 이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신년연설에서 정치적 이슈를 아예 배제한 것을 두고 집권 4년차를 맞아 주요 국정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통해 올해는 4월 재보선 외 일반 선거는 없는 해로 복잡한 정치적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일년 동안 성과 낼 것은 내고 국정일을 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