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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서병수, 나경원 최고위원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대북정책을 놓고 한나라당 지도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감한 국가안보 이슈에 대한 이견이 조율되지 않은 채 외부로 알려질 경우 돌아오는 악영향 때문이다.
◇ '햇볕정책은 위장 평화' 설전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2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이 자리서 홍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남 의원이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남 의원이 “햇볕정책은 일정한 실패도 있었고, 성과도 있었다”며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홍 최고위원은 “지난 10년 동안 (남측이) 퍼준 물자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는데 그 정책이 옳았느냐. 중진 의원이 그렇게 얘기한다는 건 놀랍다”며 비판했다.
이어 홍 최고위원은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화시대라고 할 수 있느냐”며 “햇볕정책은 전쟁을 준비하는 위장평화시대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FTA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합의해 올라오지 않으면 FTA 비준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 또한 상임위원장으로서 아주 부적절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햇볕정책은 북한의 무장을 도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지만, 큰 틀에서 남북관계 화합으로 가는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반박하고 홍 최고위원을 상대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 당내 조율 거친 후 논의해야
이처럼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틀 연속 파열음을 내자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문제가 자칫 대북정책 기조를 둘러싼 당 내홍으로 비화되는 것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은 같은날 당 일각에서 불거진 대북 정책 재검토 논란과 관련, 대북정책과 관련한 당내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최고위원은 “대북정책과 같은 중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정제되고 정부와도 상당히 논의가 된 끝에 이야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라며 “최고위원회의는 신중한 문제제기와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당의 입장이 제대로 설명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대북정책에 대해 당에서 정돈되지 않은 의견이 나온 것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또 하나의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나 최고위원은 “대북정책이 언젠가는 긴장완화와 같이 가야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