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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들, 이 사람은 이래서 어렵고 저 사람은 경선 흥행용 카드일 뿐이다.”
지난 1992년부터 대권 주자들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글로 담아냈던 시사평론가 김대우씨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여야 대권 주자들을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바라본 책을 펴냈다. -
- ▲ ‘박근혜와 커피 한잔’ⓒ뉴데일리
책 이름은 ‘박근혜와 커피 한잔’(가산북스 펴냄). ‘꼭 생각해야할 대권 변수들’이란 부제가 달렸다.
김씨는 책에서 박근혜 전 대표 외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등의 정치적 입지와 2012년 대선에서의 성적표를 미리 그려냈다. 2년이 넘게 남은 다음 대선에서 조금 성급한 느낌이지만 각 주자들에 대한 분석은 눈길을 끌 만 하다.
김씨가 각 후보들을 보는 시각을 정리한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씨는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도 1위지만 지지도 1위의 대선후보라는 현실을 무시하려는 시도가 늘 있다”고 지적한다. 판을 다시 짜보려는 의도도 보인다는 것이다. 김씨는 “조직이란 끝까지 바람에 저항하기 마련”이라며 “바람이 조직을 이겨야 당의 미래가 있다”고 역설한다.
김씨는 “정부가 당에 짐이 되고 다시 한나라당이 후보에게 짐이 되는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라며 “새 바람이 정치를 선도하지 못하는 당의 한계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무거운 짐을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분담할 수밖에 없게 될 상황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투표권을 행사할 20대는 DJ를 가장 친숙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고 30대는 전두환 시대인 1980년대의 부정적인 측면을 기억하는 세대라고 정의한다. 20~30대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세대라는 것이다.
김씨는 “20~30대는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커다란 약점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는 또 “현 정권이 기장 비난받은 ‘소통부족’이란 지적을 박 전 대표도 받고 있다”라며 “그라운드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공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다시 좋은 패스는 오지 않는다”고 충고했다.#오세훈 서울시장
김씨는 오 시장을 언급하기 앞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 신촌에서 벌어졌던 박근혜 당시 대표의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김씨는 “자신의 지지를 위한 연설을 위해 참석한 박 전 대표가 테러를 당함으로써 적어도 2012년 대선까지는 오 시장이 박 전 대표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합을 할 수 없는 관계가 설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판세에 따라 오 시장이 임기 중 당에 떠밀려 후보 경선에 나갈 수 있지만 자신을 위해 단상에 오르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사람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욕을 먹는 일이라고 주장했다.#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씨는 “한나라당 친이계에서 다양한 ‘박근혜 대항마’를 대입시켰지만 참담한 실패를 한 뒤 김 지사를 다시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12년 초의 총선에서 김 지사가 감당할 역할이 박 전 대표를 능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라며 “후보 경선에 나설 자격은 되지만 어디까지나 한나라당 경선의 흥행카드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 지사가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지지도 추이로 볼 때 본선 무대에 나가면 전국구 이미지의 유시민이나 손학규에게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평가했다.#손학규 민주당 대표
“손학규 대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DJ나 노무현 계보그룹의 어디에도 확실히 편입할 공간이 없는게 문제다.”
김씨는 “손 대표가 계급장 떼고 유시민과 맞짱을 뜨기 전에 경남의 김두관, 충남의 안희정, 인천의 송영길, 강원 이광재 등의 발목부터 묶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과 계보를 초월한 강점이 오히려 대선에서는 느긋한 연대로 나타나 자신만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내세우지 않는 한 대선레이스 완주가 어렵다고 보았다.
특히 여당의 최종대항마로 선택될 수 없는 가장 큰 한계가 현재나 미래에 있지 않고 과거의 행적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지난 10월 광주 서구청장 재보선에서 국민참여당이 득표한 35%의 득표력은 유시민이란 상징물이 가진 실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김씨는 “2002년 대선 1년 전에 노무현이 가졌던 파괴력을 다이너마이트 10만톤에 비유한다면 대선 2년 전인 현재 유시민의 파괴력은 20만톤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젊은데다 골수 지지층을 가진 유시민의 입장에선 손학규나 박근혜나 다 해볼 만한 상대로 보일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2012년 가을에 ‘차기 대선을 위해서라도 독자출마로 검증을 받아보겠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민주노동당에 대해 우호적인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