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로 지목된 박지원-우윤근 "법적대응"이인규 "박연차가 이들에 1~2만 달러 줬다" 진실공방
  • 민주당이 16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발언에 발칵 뒤집혔다. 전날 이 전 중수부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수사 당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우윤근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두고서다. 이 전 중수부장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이 이들에게 준 돈은 각각 1만~2만달러다.

  • 박지원·우윤근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 법적 대응" 강력 반발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고, 당의 운명을 걸고 이런 문제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사실을 무시했지만 어제 우윤근 법사위원장과 법적 대응을 하기로 하고 준비 중에 있다"며 "공소시효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사실적시도, 수사를 담당한 중수부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또 "검찰에서 이런 사실을 부인하면서 '가치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당한 명예훼손은 크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부장이)법사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고발을 하니까 그러한 사실을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우윤근 의원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신빙성이 없는 전혀 없는 사람의 일방적인 진술만을 토대로 정치인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위원장은 "도저히 그분이 정말 중수부장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분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한 뒤 "이 전 부장은 지난 국정감사에 증인불출석으로 고발된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야당 법사위원들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중수부장 발언 계기로 즉시 재수사 들어가야"

    자유선진당도 이날 "검찰은 이인규 전 부장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즉시 재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가세했다. 선진당은 "이 전 부장은 '액수가 적어 수사를 미뤄왔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수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액수가 적다니? 만불 2만불이 적은 돈인가"라고 공세를 폈다.

    이 전 중수부장이 야당 중진과 현역의원을 향해 칼 끝을 겨누고 있는데다, 청목회 입법 의혹을 통해 일부 여당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만큼 정치권이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한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전 중수부장은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을 통해 들은 내용으로, 두 의원이 돈을 받은 장소와 대강의 액수까지 언급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실명이 거론된 두 의원은 금품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등 강경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이런 분위기를 '사정정국' '정치탄압' 으로 몰고 가 결백함을 강조하겠단 태세다. 실제 이날 회의는 비공개 사전회의 조율로 10여분 늦게 시작되는 등 사건을 둘러싼 위기의식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이 전 중수부장의 발언 진위를 둘러싼 당사자 간, 여야 간 진실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