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한 질문인데 MB 예고없이 답변"지금 한미 간 무역 아주 건전하다" 반박"미국 국민들도 좀 더 알아야 될 게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예정에 없던 발언을 했다.

    결국 협상이 결렬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해서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는 한미 FTA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 사람들 중에서 부모들이 한국에서 싸우다 죽은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이, 한국 소비자들이, 한국 재벌들이 (미국과) 공평한 경제 환경을 만드는 데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의 한-미간 무역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및 쇠고기 부문에서의 양보 요구에 한국이 부정적인 데 대한 미국 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이 기자는 질문에서 "(미국에는) 현대자동차가 있고, LG 전화가 있고, 삼성TV를 많이 보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서 얘기했듯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은) 일방향 무역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도 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도 "그러니까 너무 급하게 하다가 대중의 그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제대로 협상을 해 타결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중간선거 패배 뒤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계획에 없던 마이크를 잡았다. 이 대통령이 던진 첫 마디는 "지금 질문하신 이유를 알겠다. 그러나 나는 미국 국민들도 좀 알아야 될 게 있다"고 운을 뗐다. 미국 기자가 질문을 통해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이야기 한대로 삼성, LG, 현대 제품들은 한국산 제품이긴 하지만 그 안의 핵심적인 부품은 미국제다. 거기에 노하우는 로열티를 물고해야 되기 때문에 사실 100% 한국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자 질문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한미 간 무역 역조가 사실은 1년에 한 80억불 정도 되는데 미국 국민들은 굉장히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줄었다"며 "로열티를 지불하는 등 다른 서비스 비용을 보태면 거의 균등하다. 그래서 지금 한미 간 무역은 아주 건전하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역조는 한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FTA를 통해 미국의 제품이 한국과 아시아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고,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FTA는 상호 윈윈이 되도록 해야 된다. 아마 조만간에 협상에 속도를 내고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FTA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단지 무역역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아셔야 될 것 같아 제가 답변을 드린다"며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주장하는 미국 내 여론을 거듭 반박했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한미 FTA 협상 중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건드린다면 이번에 FTA를 안 해도 좋다"는 협상 지침을 내렸다고 보고했다. 한미 FTA 협상 결렬 원인도 미국 측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요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