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미 북단에 사는 원주민 와유족이 자신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해온 바다 거북이 멸종 위기에 처함에 따라 대대로 이어온 거북 고기 섭취를 포기하기로 했다.
남미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콜롬비아 라 과히라 반도에 사는 와유족 족장인 올레가리오 촐레스(72)는 4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거북을 먹고 자랐고 거북 사냥으로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워왔지만 거북이 점점 희귀해져 그물이 텅 빈 채 올라오기 일쑤"라며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거북을 보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와유족을 돕는 비정부기구인 `와유 타야 재단'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와유족 총 43만명중 3분의 1은 콜롬비아에, 나머지는 베네수엘라에 산다.
최근 바히아 혼디타 해변에서 200마리의 붉은바다거북을 바다에 방생하는 행사가 열렸다. 거북 사냥꾼, 식당 주인, 요리사들이 수개월에 걸쳐 협상한 끝에 거북 고기와 알을 메뉴에서 빼기로 합의한 결과이다.
지역주민들가운데 선정된 자원봉사자들의 일단은 하루 3번 해변을 순찰하며 거북의 둥지와 새끼들을 자연 포식자로부터 보호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으며, 다른 일단의 자원봉사자들은 식당을 맡아 돌아다니며 수프 등 거북 요리를 제공하지 않는 데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남미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 캠페인을 후원하는 다국적 광산재벌인 세레혼의 환경 분석가 리나 바에즈는 와유족의 관습을 바꾸기 위해선 "그들과 거래가 필요했다"며 거북 사냥 중단에 동의한 거북 사냥꾼에겐 그 대가로 거북을 잡아 식당에 팔 때 버는 수입의 절반을 보상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에즈는 "거북 알에서 100마리가 부화하면 인간을 포함한 포식자 때문에 1마리만 성체로 자란다"면서 멸종 위기의 바다거북 구하기 운동에는 특히 와유족 어린이들이 자기 집 식탁에 거북 고기가 올라오는 것을 거부하는 등 어린이들의 힘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북 고기 식용 중단 운동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거북 등 껍데기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기념품 사업 분야에선 거북 등 껍데기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