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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27일부터 이틀 간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안보현장견학을 실시 중이다. 이 일정에는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PCC), 214급 잠수함, 해군 9전단 등 그동안 언론에도 잘 공개하지 않던 시설들이 포함돼 있다. 그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MCRC 견학이다.
한반도 주변 상공을 꿰뚫어보는 ‘눈’들
MCRC란 ‘Master Control and Report Center(중앙방공통제소)’를 말한다. 이 MCRC가 하는 일은 한반도 상공의 모든 비행기의 항로, 정보 등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번에 견학 대상이 된 대구 MCRC는 ‘제2 MCRC’라고 한다. ‘제2MCRC’는 2002년부터 임무를 수행했다. 콜사인(Call Sign)은 ‘아카시아’라고 한다.
‘제1 MCRC’는 오산 美 7공군기지 내에 있다. 1985년 완공됐으며 당시 美본토 사령부는 물론 NATO 사령부까지도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된다고 해 관심을 끈 바 있다. 2006년부터는 노후화된 시설과 대구 MCRC와의 데이터 연동을 위해 1,34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콜사인은 ‘워치맨’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MCRC는 국방개혁에 따라 공군이 남부작전사령부와 북부작전사령부로 나뉘면서 각각 해당 공역(空域) 관리를 맡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과하는 것이지만 MCRC들은 ‘군 지휘벙커’는 물론 해군의 KNTDS와도 연동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MCRC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한미 양국군이 공동으로 공역관리를 한다는 점. 10,000ft(약 3,300m) 이상의 고도는 미군이, 그 이하 고도는 한국군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관제소 또한 이들과 긴밀히 협조한다.
항공기는 자동차와는 달리 보통 800km/h 이상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다른 비행기를 확인하고 움직이려다가는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용 항공기는 속도가 빠르고 훈련 중에는 자유롭게 기동하기 때문에 민항기가 ‘작전 구역’에 들어오게 되면 사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때문에 MCRC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기에 지하에 숨겨놓은 ‘벙커’들
MCRC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한미 연합군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주한미군의 KCOIC(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와 한미 양국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CACC(한미연합분석통제센터)가 대표적이다. KCOIC는 ‘Korean Combat Operations Intelligence Center’의 약칭이다. 이곳은 美공군의 U-2S 정찰기와 KH계열 정찰위성에서부터 한국군의 정보사령부 등 다양한 경로로 수집한 한반도 주변의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한미 양국군 수뇌부에 전달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들 시설은 지금까지 언론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대구의 제2 MCRC는 한국군 시설이어서 사회주요인사 등의 견학 때 공개되기도 했지만 KCOIC나 CACC는 일반인은 물론 군 관계자 또한 별도의 보안조치를 취한 뒤에야 출입이 가능한 ‘보안시설’이다.
이와 유사한 비밀시설들은 또 있다. 바로 유사시 국가 지휘소로 쓰이는, 일명 ‘지하 벙커’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개 이상의 ‘지하 벙커’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CP 탱고’와 ‘B-2 벙커’다. ‘CP 탱고(Tango)’는 경기도 ○○○ 부근에, ‘B-2’ 벙커는 용산 국방부 지하에 있다.
‘CP 탱고(Tango,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 Command Post)’는 유사시 전쟁 지휘소로 사용되며, ‘B-2’ 벙커는 평시 한국군 지휘소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CP 탱고’는 KCOIC나 CACC보다 더 많은 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SCIP'라는 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 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SCIP'에는 군 고위장성이라도 쉽게 출입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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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8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UFG 훈련을 위해 CP Tango를 찾은 바 있다.ⓒ
‘미8군 벙커’로 알려진 ‘CC 서울’도 있다. 용산 미군기지 내에 있는 '벙커'로 실제로는 한미 연합사가 운영한다. 1979년 12.12 당시 노재현 국방장관이 피신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B-1’ 벙커는 국군수도방위사령부가 관리하는 한국 정부의 전쟁 지휘소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각종 국가훈련 시 이 벙커를 찾았다.
이들 ‘지하 벙커’의 위치는 수많은 예비역과 언론 보도에 의해 일반인들에게도 대충은 그 위치 등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위치가 잘 알려지지 않은 벙커도 있다. 바로 ‘오스카’라는 벙커다. 이곳은 전쟁 발발 후 한미 연합군이 한강 이북에서 북한군을 막을 수 없어 퇴각할 경우에 사용하게 되는 전쟁 지휘소다. 일부 좌파 인사들은 ‘미국은 대구의 ‘캠프 워커’에 있는 오스카 벙커에서 주한미군을 총괄지휘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스카'가 오산 기지내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한미 양국군은 2015년까지 새로 들어서는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내에 ‘한국전투사령부(KORCOM)’ 지휘소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이 시설은 적의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지어질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편 2003년 NSC사무처에서 주도해 만든 일명 ‘청와대 지하벙커’는 앞서 설명한 ‘벙커’들에 비해 규모, 시설과 정보수집 및 처리 능력이 크게 뒤떨어진다. 임무 또한 전쟁 등 국가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보다는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