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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석 달간 온 국민을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들끓게 한 '슈퍼스타K2'가 마침내 최후의 1인을 남기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무대에서 살아남은 ‘슈퍼스타’는 키 163cm의 단신 보컬 허각(26·인천 남구)이었다.
22일 밤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마지막회에서 허각은 라이벌이자 친구인 존박(23·미국 시카고)를 제치고 1위에 뽑혔다. 이로서 허각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134만명을 모두 물리치고 시청자와 기성 음악인들이 모두 인정한 절창(絶唱)으로 등극했다. 2억원의 우승상금도 손에 넣었다.
마지막 무대답게, 이날 두 사람은 두 가지 미션곡을 수행하면서 팽팽한 무대 대결을 펼쳤다. 첫 번째 미션곡은 본인들이 직접 고른 ‘자율곡’ 대결. 먼저 무대에 오른 존박은 김동률의 감미로운 발라드곡 ‘취중진담’을 선택했다. 반면 허각은 비교적 밝은 분위기인 김태우의 ‘사랑비’를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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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넷의 대국민 스타발굴 오디션 '슈퍼스타K2'의 결승전에서 허각이 자유곡 김태우의 '사랑비'를 열창하고 있다. 경희대=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첫 번째 미션곡에서 3명의 심사위원(이승철·엄정화·윤종신)은 허각에게 근소한 우위를 줬다. 허각은 284점을 받으면서 280점을 획득한 존박을 약간 앞섰다. 이승철은 허각의 노래에 대해 “날로 보컬이 세련돼 지고 있다. 엄청난 반주음을 뚫고 나오는 목소리의 힘도 좋았다. 완전히 노래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평가했다.이어진 ‘공통곡’ 대결에서 두 사람은 작곡가 조영수씨의 미발표 신곡 ‘언제나’를 자기만의 색깔에 맞게 편곡해 소화했다. 중저음을 살린 존박의 무대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워낙 허각의 무대가 압도적이었다.
허각은 이 무대에서 완벽하게 노래와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청중을 자신의 팬으로 만들었다. 이승철과 엄정화는 만점에 가까운 99점을 허각에게 줬다. 이승철이 99점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엄정화는 "이제 허각씨는 '행사' 출신 가수가 아니라 완벽히 자신의 곡을 소화하는 가수가 된 것 같다"고 호평했다.
사전 온라인투표(10%), 심사위원 평가(30%), 실시간 문자투표(60%)를 합산해 가른 최종 우승자는 ‘당연히’ 허각이었다. 이날 특별히 우승자 발표를 위해 초대된 가수 배철수씨는 “허각”의 이름을 크게 외친 뒤 우승상금과 부상으로 주어진 자동차 열쇠를 허각에게 건네며 후배 가수를 축하했다.
허각은 “노래를 할 수 있게 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하나밖에 없는 형에게 고맙고,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좋은 음악 주신 슈퍼스타K 밴드에도 고맙다. 앞으로 가슴으로 와닿는 가수가 되겠다. 빨리 가수가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했다.
대회 심사 내내 냉정했던 '사실상의 심사위원장' 이승철도 “감동을 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존박은 “(허)각이 형이 될 줄 알았다. 고국에 와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허각을 축하해 객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슈퍼스타K’ 시즌1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조문근이 등장해 깜짝 데뷔무대를 가졌다. 또 시즌2 본선에 올랐던 김지수, 장재인, 강승윤 등 11명이 모두 함께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지막 축제’를 부르며 화려했던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우승 여부를 떠나서 허각과 존박, 그리고 일부 출연자들은 메이저 기획사를 통해 가수로 데뷔하는 게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을 스타로 키운 m.net 슈퍼스타K2는 ‘시청률 1%만 넘어도 성공’이라던 케이블 시장에서 16%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률 행진을 기록하며 케이블TV의 역사를 새로 쓴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