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발언, 외교관 100명 10년 노력해도 복원 힘든일"

한나라당 지도부는 21일 '시진핑 발언'과 관련, 박지원(사진)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일제히 유감을 표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해 5월 베이징을 방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국민과 대통령에게 깊이 사과하길 바란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는 "사실도 아닌 내용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한중관계 발전에 장애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단순히 거짓말을 일삼는 것을 넘어서 이제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무시하는 것을 보면서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황적으로 볼 때 대통령이 임명한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3명이 배석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 부주석이)그런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박 원내대표가 이런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발언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건전한 정치문화를 방해하는 훼방발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역시 "박 원내대표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국제관계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얘기"라며 "그런식으로 얘기하면 어느 나라 주요 인사들이 한국 정치인을 신뢰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어떤 외교관이 저에게 '이것은 외교관 100명이 10년 동안 노력해도 복원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고 국제관계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같은날 당 회의에서 "이 사실은 내가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보고가 됐다"면서 "야당대표를 길들이려고 한다고 박지원이 길들임을 당할 사람도 아니고 민주당이 그렇게 허술한 당이 아니다. 벌떼처럼 날아들어서 쏘아봐야 그렇게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