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영희 의원, 고용보험 가입자만으로 계산한 현장 식당사장 “우리 ‘함바’에만 매일 수백명 와요”
  • “4대강 일자리 1222명 뿐이다!”

    반대자가 들으면 “그럼 그렇지” 할 내용이지만 조금이라도 상식있는 사람이 들으면 코메디 같은 주장이 실제로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14일 ‘올해 6조 4천억 쏟아붓는 4대강, 새 일자리 1222명’이라는 박스기사를 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4대강 사업에 참여중인 498개 사업장의 고용보험가입자 현황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했다.

  • ▲ 한강 이포보의 수문 설치공사. 기술자와 관계자들이 20명 달라붙어있다.ⓒ
    ▲ 한강 이포보의 수문 설치공사. 기술자와 관계자들이 20명 달라붙어있다.ⓒ

    최 의원은 상용직은 364개뿐이고 858개는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이거나 일당을 받는 일용직이라고 주장했다.

    최의원은 고용보험 가입자를 근거로 추산했다. 그러나 실제 일자리는 고용보험만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4대강추진본부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추진본부는 “공사 현장은 특성상 고용보험으로 집계하지 않는 일자리가 많고 고용보험 자체도 3년이내 소급신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고용현황과 보험가입자 수는 상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현장에서는 지연신고와 준공 후 일괄신고도 있다는 것이다.

    추진본부가 억울해하는 점은 보험 가입자 논쟁보다는 실제 일자리 수이다.
    추진본부는 마스터플랜에서 4대강 사업으로 34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밝혔다. 이 수치는 4대강 사업을 통해 건설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분야에서 유발되는 일자리를 합한 것이었다.

    추진본부가 추정한 분야는 도소매 음식점 숙박 음식료품 광산품, 금속제품, 통신방송, 개인서비스 등 28개 분야다. 사업을 중심으로 직간접적으로 고용상태나, 일거리의 영향을 받는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추진본부 관계자는 “신규로 창출되는 일자리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도 포함된 수치다. 고용보험 가입자만으로 일자리수를 집계한 것은 현실을 너무 단순화해서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 금강의 한 소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철근목수들이 작업하고 있다.
    ▲ 금강의 한 소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철근목수들이 작업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선 중장비가 많이 동원된다. 건설공사에서 건설장비 기사들은 시공사와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자의 경우가 많아 고용보험 대상도 아니다.

    준설공사가 한창일 경우 어떤 현장의 경우 하루 200~300대의 트럭과 수십대의 굴착, 페이로더 등 중장비가 동원된다. 200~300명은 족히 된다. 4대강 현장의 장비 부분만 해도 하루수천 명이 될 수 있다.

    또 현장에 건설회사에서 파견된 사무직원들 숫자도 수십 명이 되는 곳도 있다. 여기에 감리회사 직원, 기타 기능직 인력만 해도 전체 현장을 합하면 상당수 된다.

    낙동강의 한 공구 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52)씨는 “같은 공구에 두 현장에 함바(현장식당)가 있는데 매일 식수인원이 한쪽은 300명, 한쪽은 150명~200명”이라고 밝히며 “전에 4대강에 관심 없었는데 내가 4대강 덕에 2년간 식당으로 돈 벌 줄은 몰랐다. 여기서 돈 모아서 나중에 큰 식당 내겠다”라고 밝혔다.

    박 씨는 또 “먼 고장에서 온 기술자들이 오랫동안 현장에 머물면서 숙박업소에 장기 투숙하고, 마을 식당도 이용하면서 읍내가 활기를 찾았다. 여관에 방도 없을 때가 많고 여관비도 올랐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현장의 공사부장도 "4대강 사업이 아니었으면 자기 부서가 해체될 뻔 했었다"고 말했다.

    공사현장과, 실제 경제 현상으로 볼 때, 기사에서 소개된 것처럼 한 가지 통계로 ‘일자리 1222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