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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처음으로 맞은 '한일전'이 아쉬운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통산 73번째 A매치 평가전에서 전·후반 내내 골문을 두드렸으나 조직력을 앞세운 일본의 수비벽을 허물지 못하고 결국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역대 전적 40승 21무 12패를 기록하는 한편, 올해 치른 한일전에서 2승 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벌어진 마지막 국가대표 평가전이었다는 점에서 일본과 승부를 가르지 못한 점은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한국은 일본의 탄탄한 미드필드 진영을 허물기 위해 시종 강한 압박축구를 펼쳤으나 이렇다할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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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ㆍ일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의 이청용이 일본의 우치다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무릎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박지성을 대신해 중원을 책임진 신예 윤빛가람은 나름대로 활기찬 플레이를 펼치며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박지성의 공백을 메우기보다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능성만 확인시켜준 경기였다는 평가.
조광래 감독은 원톱으로 박주영을 내세운 뒤 좌우에 이청용과 최성국을 포진, 공격진에 스피드를 배가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이어 중앙엔 윤빛가람과 신형민을, 좌우 측면엔 이영표와 최효진을 배치시켜 한층 빠르고 세밀한 축구를 구사했다. 스리백 카드를 꺼내든 점도 주목된다.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조광래 감독은 조용형에게 사실상 일본의 혼다를 전담 마크하는 역할을 부여, 일본의 예봉을 무기력화 시키는 변형된 전술을 펼쳤다.
전반전을 별 소득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경기에 기성용과 차두리를 투입,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선수 교체 후 한국팀은 볼 점유율과 공격 빈도에서 전반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일본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기성용은 한국의 세트플레이 킥을 전담, 주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며 위협적인 기회를 여러차례 제공했으나 박주영의 마무리 '불발'로 아쉽게도 골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도 최전방에서 일본 수비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중원으로부터 날카로운 패스가 연결되지 않아 자주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이후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일본의 혼다는 폭발적인 드리블과 강력한 왼발슛을 이날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 한국팀의 간담을 여러차례 서늘케 했다. 그러나 일본 역시 공격 흐름이 자주 끊고 한국팀의 강력한 프레싱에 당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신예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