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병역특혜 공방...의원들 앞에서 입 벌릴 뻔 한나라 의원들 "외교장관은 국가 이미지" 만류 나서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7일 턱관절 장애로 보충역으로 병역을 마쳤다는 의혹과 관련 "직접 보여줄 수 있다"며 "이(치아) 상태를 보여드리겠다"고 나섰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김 후보자는 육안으로 보면 턱이 많이 나온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윗니가 아랫니보다 나와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같이 반응했다.

  • ▲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턱관절장애와 관련해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김 내정자는
    ▲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턱관절장애와 관련해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김 내정자는 "직접 보여줄 수 있다"며 한때 공방을 벌였다ⓒ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의심할 소지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저는 국가에서 내린 판정을 따랐을 뿐"이라며 "겉으로는 멀쩡한데 방위를 한 것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인 신체에 관한 것이지만 지금도 불편함을 겪고 있고, 딱딱한 것이나 질긴 것은 먹지 못한다"면서 "탈구도 자주 됐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하지는 않았다"고 관련 의혹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후보자가 병역 의혹에 단호하게 치아공개 의사를 밝히자 남경필 위원장이 나서서 "치아확인은 오전 질의가 끝난 이후 공개적으로 하기는 어려우니 위원장과 양당 간사, 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위원장실에서 비공개로 하겠다"고 중재에 나섰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이에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가 이미지 가지고 계신 분"이라며 "김 후보자에게 강하게 경고한다. 의원이 원해도 보이지 않는 게 맞다"고 김 후보자 치아상태 확인을 반대했다.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도 "판단의 전문성을 고려해 굳이 필요하면 감정을 의뢰하는 것은 모르지만 의원들이 보는 것은 코미디 소재"라고 말했다.

    같은당 구상찬 의원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한민국 얼굴이 될 분"이라며 "치과도 있고 전문가가 보면 판단이 될 것이다. 후보자 입안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상식선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렸다. 여당 의원들의 만류가 이어지자 남 위원장은 "의원들이 양해해 주시면 그 절차는 생략하겠다"고 정리에 나섰다.

    한편, 김 후보자는 청와대 재직 시절 외교안보수석인 자신보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더 실세였다는 평에 대해 "저에 대하 모욕"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김 비서관이 선거캠프에 참여했고, 저는 관료로서 그 이후에 참여해서 그런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김 비서관은 제 지시를 받고 일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비공식 남북채널'의 필요성에 대해선 "최근 공식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며 "군사실무회담도 있고 유엔군과 북한군간 회담, 적십자회담도 있어 채널이 가동돼 비공식 라인을 가동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허위학력 기재 의혹에 대해 "(대학원 학점)평점이 3.0이 안돼 수료가 안 된 점은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