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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정상회의(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48개 참가국 정상들로 부터 천안함 사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ASEM 회의에 참석한 48개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들은 5일(현지시간) 의장성명을 통해 천안함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천안함침몰에 따른 인명 손실에 대해 한국정부를 위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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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의장성명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명시적으로 북한을 가해자로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며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준 점은 이번 ASEM 외교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성명이 지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번 회의에 천안함 사태에 미온적이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한 만큼 우리 정부의 외교 성과는 평가할 만 하다.
ASEM 정상들은 또 "지난 7월 9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유사한 추가공격의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이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인정한다"며 "이산가족 상봉 논의 등 최근 남북관계에서 취해진 조치들을 주목하며 한국이 제기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장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들이 남북간 진정한 대회 및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모든 관련국들이 9.19 공동성명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상들은 북한 핵문제 해결이 6자회담의 틀 내에서 이뤄져야 함을 재확인하고 회담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번 의장성명에는 '저탄소 녹색경제'에 대한 ASEM 차원의 협력확대 의지 표명가 한국의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설립을 주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보다 효율적인 세계 경제 거버넌스(관리체계)에 관한 브뤼셀 선언'도 채택했다.
이 선언에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G20과 적극 협력하고, G20이 금융안전위원회(FSB)와 긴밀하게 협력해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및 투명성을 제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IMF(국제통화기금) 쿼터 개혁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완결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외에도 개도국 경제성장과 개발격차 축소, 빈곤 퇴치를 위한 개발의제 및 다년간 행동계획 채택을 위한 G20의 조치 환영과, 한국이 개발의제를 이끌고 가는 데 대한 지지의사도 포함됐다.
ASEM 정상들은 ▲아시아.유럽 정보통신망 협력센터 설립(2011년) ▲ASEM DUO 장학사업 연장(2011-2015년) ▲ASEM 중소기업 녹색혁신센터 구축(2011년) ▲12차 ASEM 비공식 인권세미나 한국 개최(2012년) 등 한국 주도 4개 ASEM협력사업을 인준했다.
4일 개막된 ASEM 정상회의는 이날까지 4개 정상회의 세션을 마치고 폐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