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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선 나도 인기교수”... 마술 20가지로 강의분위기 ‘업’
현장 갈 때마다 직접 사진 찍어 지인 1700명에게 이메일
4대강 총 지휘자 심명필 본부장. 그는 30일 오후 서울대학교 건설환경학부 학생 등 200여명을 상대로 여주 이포보 브리핑을 끝낸 뒤, 다시 뒤도 안돌아보고 다음 현장으로 떠났다.여주보 건설현장을 살피고 바로 여주에서 가장 큰 ‘여주공공하수처리장’ 증설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되지만 하수가 그대로 들어오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환경부 예산으로 기존의 하수처리장을 개선하는 현장이다.
심명필 본부장이 대학생 브리핑부터 한강내 3개 보 건설 현장, 강천보 인근 지류에서 무너진 신진교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일정은 해가 져 현장 서치라이트가 켜질무렵 끝이 났다.
4대강 보 공정 50% 돌파와 본격적인 가을 공사 돌입을 계기로 심명필본부장 일정을 따라가며 생생한 현장 인터뷰를 했다.
-2단계 임시 물막이는 언제 시행되나
4대강 16개 보는 지난 장마 전까지 강폭의 절반 이상 완성하고 나머지 부분으로 물을 흘리고 있다. 금남보나, 이포보 등 일부는 이미 완성된 구간으로 물이 정상적으로 넘치고 있다. 10월초부터 남은 강 한쪽을 임시 물막이로 막고 보 건설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이 시점까지도 채소값 책임론 이야기까지 하며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4대강 때문에 채소값이 올랐다는 주장은 그만큼 반대론자들이 반대할 재료가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번 SBS토론회 때도 반대측은 주장엔 새로운 것이 없었다. 우리가 해명하고 설명할 기회만 됐다. 시간이 갈수록 4대강사업 완공후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반대론에 현혹되는 국민들이 오해를 풀 것이다.-앞으로 중요한 사업은?
보 건설은 50%가 넘었다. 이는 주요 부분은 다 끝난 셈이다. 강 주변 생태공간 조성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하반기부터 환경부 사업도 본격화된다. 오염원이 하천으로 적게 들어가도록 하는 환경 기초시설 들이다. 지금 하수처리장을 살펴본 것은 실제 그런 환경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확인하기 위해서다. 주거지역 소하천 속에 새로 설치되는 하수관거 공사 현장을 다른 시민들도 와서 보면 어떻게 오염물이 관리될지 아시게 될 것이다.현장사진 직접 찍어 지인 1700명에게 보내
-지금 단계에서 홍보는 어떻게 하나.
관련 부서에서 열심히 사업내용을 홍보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적극 해명을 하고 있다. 나도 본부장으로서 보고받는 내용만 가지고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다. 이렇게 현장 다니며 직접 보고 확인한 내용을 알릴 것이다. -
- ▲ 심명필 본부장이 여주 읍내 하수관거 신설공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 현장을 다니며 중요한 부분이나, 점차 변해가는 현장모습을 수시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추석 때 현장 사진에 설명을 달고 사업내용을 알리는 글을 1700여 명에게 보냈다.
매우 반응이 좋다. 스팸메일처럼 무작정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대학에서 교수로서, 학회 활동이나 여러 분야에서 알게 된 지인들에게만 보낸다.한 후배 교수는 ‘그동안 반대였는데 편지를 받고 찬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격려를 보내왔다. 학계나 여러 분야에 있는 동료나 선후배, 지인들의 격려 전화나 답장이 온다. 앞으로 좀더 자주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낼 것이다. 직접 현장을 보지 않고는 생생한 내용을 전달할 수 없다.
-지난번 습지 없애자는 주장을 했다고 알려져 곤란을 겪었는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한 의원이 습지 얘기를 물었다. 그래서 “습지는 중요하다. 홍수소통측면에선 하천 안에 쌓인 토사 습지는 홍수에 방해되므로 필요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환경측면에서 필요할 수도 있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일부분 표현만 가지고 문제삼는 기사가 나왔다.마술 20가지 척척 “강단에선 인기 교수”
-대학때 인기 교수였다고 하던데
1년 반 전에만 해도 대학교수(인하대학교)였다. 공과대학 과목은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겠나. 어린 학생들과 나이 든 교수와의 차이는 세월이 갈수록 점점 벌어진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
- ▲ 서울대학생을 상대로한 4대강 설명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마술도 20여가지 배웠다. 한 학기 16주 강의를 한다. 매주 두 차례 강의 때 적어도 하루, 또는 이틀 카드마술, 테이프마술 같은 걸 바꿔가며 한다. 그럼 긴장된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분위기가 업된다. 학생들의 긴장도 풀리고 공부도 더 잘된다.
파워포인트로 강의할 때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인기 배우나 연예인 사진으로 꾸미면 강의가 드러워지고 재미있어진다. 그래서 딱딱한 강의재료도 부드럽게 만드는 게 습관이 됐다.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 때 파워포인트로 발표할 때도 그런 뜻에서 “예쁜 배우사진을 넣었으면 부드러웠을텐데”라고 우스개 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여성 비하다”라는 보도가 나와 당혹스러웠다.
-인기 교수 경험을 4대강사업에서도 활용하시면 좋을텐데.
토론회 때도 가급적 부드럽게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아침마당’ 같은 프로에도 출연해 설명하고 싶었는데 방송국에 출연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각에서 자꾸 “홍보를 못했다”고하는데, 실제로 언론에선 부정적인 보도만 많아 국민들이 오해를 먼저 하게 됐다. 반면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해 국민들에게 실체를 전하기 쉽지 않아 아쉽다.지금은 4대강 사업 성공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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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명필 본부장이 여주 남한강 지류 신진교가 홍수로 무너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지금 강천보 현장 신진교 붕괴현장엔 왜 왔나
얼마전 폭우때 이 다리가 무너졌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되지 않았지만, 정말 왜 무너졌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 다리는 생긴지 40년도 넘었다. 암반층까지 파일을 박지않고 확대기초로 교각을 세운 것 같다. 교각도 물의 흐름과 평행하지 않고 비스듬하게 설계해 수압을 받는 면적이 넓다는 점을 알 수 있다.엄청난 호우로 강해진 물살이 교각을 때렸을 것이다. 일각에서 모래가 쓸려 교각이 기울었다고 하는데 모래는 지금도 교각 아래를 덮고 있다. 교각 바로 아래 보가 설치돼 있어 쓸려나가지도 않는 구조다. 수위를 유지시켜주는 보도 몇 개 된다. 수백미터 떨어진 본류의 4대강 사업 때문에 교각의 모래가 쓸려나가 붕괴된 게 아니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지금은 4대강 사업 외에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이론과 함께 평생 접하지 못할 종합적인 현장 지식도 배웠다. 학교에 돌아갈 생각이다. 이런 경험을 살려 국가에 기여하고 싶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