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 북한이 추진중인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WP는 '김씨 일가의 가족권력 유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북한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 선임 소식을 전하면서 "권력유지를 위한 김정일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것은 김경희의 인선"이라며 그녀의 부상에 초점을 맞췄다.

    철저히 가족, 핏줄에 의지하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유지 전략으로 해석했다.

    WP는 "정치는 김씨 패밀리의 직업으로, 이 일을 유지하느냐 하는 문제가 김씨 패밀리의 지상 최고의 과제"라며 "군사 경험이 전무한 김경희를 4성 대장으로 임명하는 등 새로운 직책 부여는 당보다 핏줄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외국지도부 연구담당 국장은 "상황이 악화됐을때 지킬 수 있는 것은 가족"이라며 "수년동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체제에서 보았던 것처럼 지금 북한이 그런 경우이며, 지금 북한에 일어나는 일들은 김씨 패밀리가 권력을 잡고 있다는 징표"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의 김정은 권력세습 공동후견인 역할을 예상하면서도, "김경희의 승진은 장성택이 너무 야심을 키우는 것을 견제하는 균형추 목적도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번 당대회에서 김경희의 당 정치국 위원 선임은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공고히 하려는 의미가 강하며 김경희는 인민군 대장과 당 정치국 위원 직책을 활용해 군부내 지도그룹에 김정은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설득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특히 WP는 김정일 위원장과 김경희 남매의 각별한 신뢰와 친밀도를 중시했다.

    네 살 터울의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고, 최근 2년동안 김경희는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나 군대방문 등 여행때마다 수행하며 권력의 핵심임을 드러내왔다고 한다.

    WP는 일본내 대표적인 대북정보통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일본 방위상의 최근 펴낸 책을 인용, "김정일은 당 중앙위에서 '김경희는 나 자신과 마찬가지이다. 김경희의 말은 곧 내 말이며, 김경희가 내린 지시는 곧 나의 지시이다'라고 말한적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김경희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나타내는 일화이다.

    켄 고스 국장은 김경희의 '비자금 은닉' 역할도 제기했다. WP는 그의 분석을 인용, "김경희는 김씨 패밀리의 비자금 수백만달러를 은닉하기 위해 유럽, 특히 스위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