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사변 79주년 침략규탄, 일본 사이트 해커공격도센카쿠 즉각 반환 요구...미국 화교들도 시위준비
  • 일본의 중국 어선 나포 사건으로 중국에서 반일(反日)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만주사변 79주년 기념일인 18일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반일 시위가 열렸다.

    중국인들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각) 창안제(長安街) 인근 주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의 반환과 구속된 중국 어선 선장의 즉각 석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학생과 청년, 노인, 여성 등이 모두 포함된 100여명의 시위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댜오위다오에서 물러가라", "류큐(琉球.오키나와)는 중국 땅", "9.18을 제대로 기억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 대사관을 출발해 중국 외교부 청사 인근의 야바오루(雅寶路)와 르탄(日壇)공원 등 반경 2~3㎞거리를 2시간 이상 행진하며 강한 반일 감정을 표출했다.

    모두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참가자들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고 '중국인민 만세', '중국인이여 단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족주의 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일본은 중국 선장을 즉각 석방하고 댜오위다오를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곳은 일본 대사관 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각국 대사관이 모인 외교공관 밀집지역으로서 돌발 시위가 철저히 통제되는 곳으로 베이징 공안 100여명은 현장에 파견돼 도로를 통제하고 질서 유지와 돌발 사태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시위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40~50명 선에서 시작된 시위는 공안들의 질서유지와 국내외 언론의 취재 속에 급속히 참가자들이 불어났다.

    시위 과정에서 일부 중국인 남성들이 다소 과격한 행동을 하다 중국 공안에 연행돼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특별한 폭력사태나 불상사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번 시위는 '중국민간 댜오위다오 보호 연합회'(中國民間保釣連合會) 등 민족주의 성향의 시민단체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거나 주도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이밖에 9.18 사변의 단초가 됐던 류타오거우(柳條溝) 철도 폭파사건이 발생했던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도 20~30대 청년 5명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나라의 치욕을 잊지말자(勿忘國恥)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공안당국에 의해 해산됐다.

    이날 상하이(上海) 일본영사관, 광저우(廣州) 인민공원 및 일본영사관, 선전(深천<土+川>)시 `사거거 광창'(賽格廣場) 등에서도 크고 작은 반일 시위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일부 홍콩 시민들도 이날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 일본영사관까지 거리행진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화교들도 18일 각각 일본 영사관 앞에서 일본의 만주침략과 중국어선 나포에 항의하는 반일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홍콩 신문들이 전했다.

    만주사변 기념일을 전후해 중국 네티즌과 해커들의 일본 사이트에 대한 공격도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경찰청 홈페이지도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고 가나자와(金澤)대 부속고교의 홈페이지도 접속하면 중국어 페이지로 연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본 측은 이같은 문제가 중국 해커들의 공격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문제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중.일 양국은 지난 7일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에서 일본 측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일본 국내법을 적용해 중국 선장을 구속한 사건을 계기로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