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4회에 걸친 임금 및 단체 협상 결렬극장측 “관객 볼모 쟁의 행위 인정 못해"
  • 지난 7일 오후 8시로 예정됐던 국립극장 ‘소울(Soul), 해바라기’ 공연이 시작 10분 만에 취소되는 파행을 겪었다. 올해 초부터 연봉제 도입과 오디션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온 국립극장과 산하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단원 95명이 소속된 국립극장예술노조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 ▲ 임연철 국립중앙극장장이 8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극장과 노조 사이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임연철 국립중앙극장장이 8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극장과 노조 사이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국립극장예술노조측 극장 쪽에 무용단 노조원들이 30분간 공연지연 파업을 벌인 뒤 공연을 하겠다고 사전 통보 한 뒤, 노사협상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줄 것을 요구하며 공연시작 1시간 전부터 해오름국장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날 공연에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품인 'soul, 해바라기'를 관람하기 위해 600여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하지만, 국립극장 오후 8시5분께 노조 단원을 제외한 비노조원과 인턴 단원들로 공연의 막을 올렸다가 공연 시작 5분 만에 공연을 취소하고 환불 조치했다.

    국립극장 측은 “관객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공연을 취소하고 환불을 결정했다”며 “관객 600여명에게 티켓값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하고 교통비 1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 총 54회에 걸친 임금 및 단체 협상 결렬…'극한 대립'

    국립극장의 노사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1월, 극장 측이 단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오디션을 시행하고 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반영한 연봉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부터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단원들의 지나친 경쟁과 줄서기의 병폐를 낳는다"고 크게 반발하며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쟁의에 돌입했다.

    이후 국립극단과 노조측은 총 54회에 걸쳐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실시해 왔으며, 쟁위행위 162일차인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걸쳐 최종적인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다음날인 27일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하며 이날 국립무용단의 경북 성주문화예술회관의 공연 거부를 시작했다. 또,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 명곡전Ⅴ'에서는 피켓시위 및 구호를 제창하면서 공연을 15분간 지연시켰다.

    주요 쟁점사항이었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하여 국립극장측은 기본연봉 70%, 성과급 30%를 제시하였으나, 단원노조측은 기본연봉 90%, 성과급10%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립극장 측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타 국립예술단체와의 정책적 형평성으로 볼 때, 단원노조의 주장은 제몫 챙기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볼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 조영규 국립극장 예술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이 8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극장과 노조 사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조영규 국립극장 예술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이 8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극장과 노조 사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오디션제도에 관해서는 국립극장 측에서는 연봉제 도입을 감안해 연 1회 실시하며 평가반영비율을 50%로 할 것을 제시하였으나, 단원노조측은 2년 1회 실시 및 평가 반영비율 10%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립극장 측은 계약기간 2년의 연봉제가 아닌 무기계약제임을 감안할 때, 2년 1회 평가실시 및 10% 반영 요구는 오디션제도의 실효를 거둘 수 없는 것으로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립극장 측은 "단원노조측과 최종 타결 시까지 쟁점사항에 대하여 적극적인 협상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단원노조가 관객을 볼모로 자행하고 있는 공연지연이나 공연취소 등 파행이 반복된다면 정부가 정책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극장이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준비 중인 국립관현악단 '어부사시사'와 국립창극단 '춘향2010'은 개막 한달 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