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MB와 첫 월례회동에서 작심 발언민감한 인사 문제 공개적으로 꺼내고 소통 부족 지적도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첫 월례회동에서 이례적으로 준비한 메모지를 꺼내며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과 당 대표 회동의 첫 공개 부분에서는 가벼운 인사만 오갔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런 전례와 달리 언론에 공개하는 오프닝때 바로 메모지를 꺼내 준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조찬을 겸한 첫 월례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조찬을 겸한 첫 월례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나라당에선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정부가 발표하는 주요 정책이 여당과의 조율 없이 발표되고,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여당 의원 사찰 논란까지 더해 불편한 관계가 됐다. 여기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자녀 문제로 촉발된 정부의 행정고시 개편안을 두고 정부와 당이 충돌하는 모습까지 연출된 상황.

    이 때문에 안 대표의 이같은 이례적인 행동은 청와대에 대한 당의 불만을 작심하고 쏟아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달렸다.

    실제 안 대표는 민감한 이슈를 건드렸다. 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냈고, 당.정.청 소통의 부족도 지적했다. 그는 "공직사회 공전이 장기화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급적 (총리 인선을) 추석 전 임명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새로 임명될 총리와 장관은 개편되는 인사검증 시스템에 따라 임명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 앞에서 기존의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개편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 국민 목소리를 반영해 폭넓게 정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는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발표할 때 사전에 당정협의를 충분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당정 협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은 대통령께 정례회동 뿐 아니라 다른 기회에서도 민심을 전달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당청관계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는 생각"며 당.청 관계 재정립도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이 대통령도 "주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당연히 서로 협의하는 게 좋다.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당에서 안 대표와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안영환 대변인, 정부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