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콕4대강 Q&A _ 단양쑥부쟁이 다죽었나여주 ‘4대강’현장 대체서식지엔 50cm 넘는 것도자생군락지 22만㎡에 100만포기 빽빽
  • 지난 봄 여주 4대강 사업 구간 대체서식지에 이식한 단양쑥부쟁이가 벌써 꽃망을을 터뜨렸다.
    4대강 반대자들과 온갖 매체에서 ‘4대강 환경파괴 현장’증거로 지목된 이 식물은 멸종위기종 2급이다.

  • ▲ 강천섬 대체서식지에 지난봄 이식한 단양쑥부쟁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뉴데일리
    ▲ 강천섬 대체서식지에 지난봄 이식한 단양쑥부쟁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뉴데일리

    당시 4대강추진본부는 당시 환경파괴 우려에 대응하여 단양쑥부쟁이의 여주군 남한강 강천보 현장 인근 강천섬, 삼합리섬 등  대규모 군락지에 금줄을 쳐 출입을  차단하고, 원형 그대로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구역의 단양쑥부쟁이 38000개체는 대체서식지를 마련해 보전 조치를 했다. 또 환경부가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한 곳에서도 수만 개체를 인공증식을 하고 있다.

    그 단양쑥부쟁이들 어떻게 됐을까? 대체서식지 중 하나인 강천섬을 찾았다.
    장마, 집중호우, 태풍까지 쉼없는 시련 속에서도 경기도 여주 강천섬 쑥부쟁이 군락지는 말짱했다.
    사업 전보다 눈에 띄게 수위가 낮아진 여주 한강 위 이호대교를 지나 몇km쯤 지나자 강 한가운데 강천섬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나 있었다.

    섬 안에 들어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가니 노끈으로 금줄을 친 풀숲이 나왔다. 여기저기 울타리처럼 친 노끈 사이로 미로처럼 길이 나 있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작은 숲과 얼마전까지 있던 느티나무를 이식해 간 흔적이 보였다.

  • ▲ 여주 강천보 현장 인근 강천섬의 대체서식지. ⓒ뉴데일리
    ▲ 여주 강천보 현장 인근 강천섬의 대체서식지. ⓒ뉴데일리

    이 지역을 지나 자갈길을 따라 들어가니 사람 키보다 높은 철 기둥에 철망을 둘러친 밭이 나왔다.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라는 푯말과 경고판.  이곳이 그 말 많던 멸종위기종 2급 단양쑥부쟁이 보호시설임을 알리고 있다.
    대체서식지는 A구역 B구역 두 군데이다.
    이 구간 공사를 맡고 있는 현대건설 이영태 소장의 안내를 받아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가 보니 척박한 자갈모래 땅을 비집고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작은 것은 20cm정도부터 큰 것은 50cm까지 자랐다. 한여름을 견디느라 푸른색은 더 짙었고, 어떤 개체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려 가을이 코앞에 왔음을 전해주고 있었다. 대부분 가지에 꽃봉오리가 가득 매달려있었다.
    대체이식지에 무난히 활착한 정도가 아니라, 자연서식지에서처럼 어찌 계절을 알았는지 꽃까지 피어낸 것이다.

  • ▲ 현대건설의 강천보 건설현장 이채우 공사과장이 서식지 안의 단양쑥부쟁이를 재로 재 보이고 있다. 거의 50cm에 육박한다. ⓒ뉴데일리
    ▲ 현대건설의 강천보 건설현장 이채우 공사과장이 서식지 안의 단양쑥부쟁이를 재로 재 보이고 있다. 거의 50cm에 육박한다. ⓒ뉴데일리

    “단양쑥부쟁이가 보통 쑥부쟁이와 다른 점은 잎이 2~3mm로 좁다는 점이에요. 잎도 세갈래로 났어요.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구별이 어렵습니다. 경쟁을 싫어해 다른 식물이 없이 혼자 있어야 잘 삽니다. 1년간 성장하고, 2년째 꽃피고 나서 죽어요.” 안내를 맡은 이영태 현장소장은 쑥부쟁이에 대해 식물학자처럼 줄줄 욌다.

    이 소장은 또 “이곳 대체이식지에 굴암지구, 삼합지구에 있던 것 3만8000개를 옮겨 심었어요. 공사로 극히 일부 훼손됐지만 대부분 이곳에 옮겨 심느라 준설 공기가 늦춰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소장실엔 대체서식지 두곳을 비친 CCTV가 24시간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공을 들이는 지 알만 했다.

    이곳은 한때  MBC뉴스데스크에서 말라 죽기 직전 같은 모습을 비춰주며 ‘멸종위기종이 4대강 공사로 이식된 뒤 대부분 죽어간다’는 식으로 보도됐던 곳이다. 물론 그 뒤 보도내용을 정정하긴 했다. 그러나 대체서식지 안의 단양쑥부쟁이는 몇개가 죽긴했지만 거의 처음 이식됐을 때의 행열 그대로 자라있었다.

    이 대체서식지는 4대강사업으로 단양쑥부쟁이가 크게 훼손된다는 지적에 따라 환경부 주도로 강천섬의 대체서식지로 옮겨 심은 것이다.

    대체서식지가 위치한 강천섬 안 단양쑥부쟁이 자생지는 약 9만4000㎡로 추정된다. 모두 금줄을 쳐 출입을 통제하고, 금줄 밖으로 난 길로만 통행을 한다. 인근 삼합리섬엔 13만 4000㎡면적에 단양쑥부쟁이가 자생하고 있다.

    이영태 소장의 안내로 자생지 구역을 찾아봤다. 금줄 안에 10여cm 간격으로 단양쑥부쟁이가 가득했다. 한발을 집어넣으면 두세 포기는 밟힐 정도로 흔했다. 곳곳에 꽃봉오리를 머금은 개체가 보였다.

    “면적을 계산해보면 강천섬과 삼합리섬에 약 110만개가 넘는 단양쑥부쟁이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흔한 식물이지만 법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으니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요” 이영태 소장이 가리키는 곳엔 실제로 어디든 손만 대면 한 움큼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아보였다. 어찌나 많은지 ‘보호종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을 정도였다.

  • ▲ 현대건설 이영태 현장소장이 단양쑥부쟁이 자생이 한켠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층층둥글레를 설명하고 있다. 김상엽기자
    ▲ 현대건설 이영태 현장소장이 단양쑥부쟁이 자생이 한켠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층층둥글레를 설명하고 있다. 김상엽기자

    단양쑥부쟁이 군락지 근처엔 층층둥글레도 무성했다. 군락지 안에 할미꽃은 일부러 찾아봐야 손을 꼽을 정도였는데 ‘보호종’이라는 식물들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다.

    “대체이식지 쑥부쟁이들이 다죽어간다며 공사장에 마구 들어와 공사를 힘들게 했던 분들 머쓱할 겁니다. 그 단양쑥부쟁이가 이제 꽃까지 피웠으니 이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요” 함께 안내를 맡은 이채우 공사과장은 잘 자라난 단양쑥부쟁이를 보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다.

    “대체서식지로 옮긴 초기 반대매체가 찾아와 이곳이 홍역을 치렀어요. 당시에 취재진이나 갖가지 단체 사람들이 조사한다며 들어와  서식지의 단양쑥부쟁이를 밟기도 해 ‘2000만원 벌금 번 거예요’라고 농담을 하며 주의를 줬을 정도”였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과장은 또 “당시에 밟힐 정도로 많다는 사실도 모르고, 또 파괴 현장 조사 왔다는 사람들이 정작 단양쑥부쟁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씁쓸했다”며 “심지어 입만 열면 자연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담배를 끄지도 않은 채 현장에 휙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반대단체들이 환경을 걱정한다며 요란스럽게 4대강 사업을 공격하던 소재로 썼던 단양쑥부쟁이는 이렇게 보란듯이 자연에 적응하고, 꽃까지 피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