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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4일 사의표명에 청와대는 착잡한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공들이고 있는 G20 서울 정상회의의 주무장관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전날 유 장관 자녀 문제가 터지자 청와대는 하루 종일 부산했다. 관계자들은 가급적 말을 아꼈다. 이날 저녁 기자실을 찾은 핵심 관계자의 가장 큰 당부는 "너무 해석을 길게 붙이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 문제를 보고 받은 이 대통령의 표정을 묻자 "대통령의 표정을 개탄했다고 볼 수도, 언짢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이런 내용을 보고 받고 유쾌하셨겠느냐"고 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행정안전부의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분위기가 많았다. 한 관계자는 "일단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지켜보자"고 말했다. G20 회의에 대한 고민에서다. 이 관계자는 "국제관계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유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는 허탈하다는 표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핵심관계자는 "유 장관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 장관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원망 섞인 아쉬움도 드는 등 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참모도 "잘 알 만한 분이 '공정사회'를 천명하고 심기일전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그런 옛날식 사고로 일을 처리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공정한 사회 구현을 강조하는 마당에 이런 악재로 여론이 악화돼 착잡할 뿐"이라고 말했다.청와대 내부에선 5일 오후 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릴 장.차관 워크숍에서의 토론 주제가 '공정한 사회'란 점도 유 장관은 물론 이 대통령에게도 부담 아니었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도 유 장관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유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보고 받은 이 대통령은 "알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게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