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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발탁 때 부터 '개헌용 카드'란 의혹을 받아온 이재오 특임장관이 1일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고 밝혀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인사차 국회를 방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임기초에는 잘못 햇다가 진짜 장기집권하려고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또 출마하는 것도 아니고 임기가 끝나는 대통령이니까 (대통령) 본인과는 관계가 없다"며 '개헌 카드'를 꺼냈다.
다만 이 장관은 "여당이 먼저 무엇을 주장하면 정략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될 것도 안된다"며 "정치권에서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정말로 한번 정치선진화를 이뤄 놓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한 것이니 국회에서 어떻게 진행하는지 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개헌과 선거구제, 정당제도 등을 다 묶어 일류국가, 선진국형 정치를 한번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수십년간 대통령 하나 갖고 여야가 박터지게 싸우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 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거제도를 바꿀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지금은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은 영남에서 안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 장관은 "이런 구도는 정치권 갈등과 대립의 원천으로,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하든 해야 하는데 이런 형태가 가능하려면 60년쯤 된 선거구제 문제를 포함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점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정략적이라고 하니 정부에서는 국회와 여야간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세'로 불리는 이 장관의 이런 언급은 당장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헌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방법론과 시기를 두고는 각자 셈법이 달라 지금껏 어느 한 쪽에서도 쉽게 공론화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