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파랑은 신라의 애국자였고, 삼국 통일의 숨은 주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존인물인 그의 인생에 대해서는 거의 공개된 바가 없다. 충담사가 자신의 향가에서 기파랑에 대해 ‘화랑의 상징’ 같은 인물로 묘사하고 있지만, 그 이상 그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 ▲ 소년 화랑 신라 수호기 <기파랑과 동해미르> ⓒ 뉴데일리
    ▲ 소년 화랑 신라 수호기 <기파랑과 동해미르> ⓒ 뉴데일리

    동화 ‘기파랑과 동해미르’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기파랑의 어린시절을 생생히 복원한다. 인물학을 연구했던 작가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그것에 보다 흥미를 갖게 하고 싶았다”라고 밝힌다.

    그래서 이야기의 요소마다 당시의 역사와 문화, 일화를 담았으며, 집필하는 내내 역사서와 관련 서적들을 곁에 두고 작은 것들까지 철저한 고증을 통해 풀어나갔다.

    동화 ‘기파랑과 동해미르’는 신라의 화랑 기파랑을 통해 기파랑과 동해미르, 정대형 이들 3인의 우정과 갈등을 통해 참회와 용서, 화해와 우정이란 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 아이들이 ‘나’에 갇혀 ‘남’을 잊거나 다치게 하는 일이 없도록, ‘남’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교훈을 준다.

    이 동화가 흥미로운 점은 환상 세계의 조화를 통해 인물들에 대해 ‘수호신’으로서의 부각은 물론, 신라를 둘러싼 주위 나라와의 관계를 파노라마처럼 그리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기파랑의 어린시절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 어린시절을 매우 그럼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기파랑과 동해미르’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더 좋다. 엄마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낸 저자 스스로의 고민이 동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누군가 작은 손으로 나를 잡고서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면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랑이 가득한, 그런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어린 가슴을 따뜻히 데워줄 수 있을만한 이야기다.

    (주)아이엘앤피 펴냄, 277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