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존의 포드 머스탱은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었다. 하지만 머스탱 2011년 형은 전혀 다른 성능으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뉴데일리
    ▲ 기존의 포드 머스탱은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었다. 하지만 머스탱 2011년 형은 전혀 다른 성능으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뉴데일리

    무더운 여름,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기아차 그룹의 신차 출시로 뜨거워진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 또한 신차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최근 수입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각된 2030세대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종들이 내년에 출시된다. 바로 포드의 ‘머스탱 2011년형’과 GM대우의 ‘시보레 카마로’가 그 주인공이다. 

    머슬카 열풍, 한국으로 이어지나 

    머스탱과 카마로를 일컬어 ‘머슬카(Muscle Car)’라 부른다. 머슬카라는 명칭은 원래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을 석권하던 유럽 브랜드들이 그 뒤를 쫓아 나온 미국 스포츠카들을 마치 무식한 근육 덩어리 같다며 비아냥거리면서 붙인 별명이었다. 실제 당시 미국 스포츠카들은 대배기량의 엔진을 얹었으나 출력이나 최대 속도 등은 유럽제와 단순비교가 어려웠다. 

    하지만 포드의 머스탱이나 닷지의 바라쿠다, 시보레 카마로 등은 이후 미국인들의 ‘코드’로 자리매김한다. 유럽산 스포츠카들과는 달리 공도에서 300km/h로 달릴 일도 없고, 광활한 대륙을 횡단할 때 편안하면서도 추월이나 급가속이 필요할 때는 충분한 토크로 만족스러운 순간가속력을 보여주는 머슬카는 미국인들의 정서에 딱 맞았다. 

    이런 머슬카들도 70년대 오일쇼크를 고비로 그 정체성을 잃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분위기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머슬카는 첨단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보다 높은 출력과 토크에 과거에 비해 월등한 연비, 뛰어난 안전성과 차체 강성 등은 미국인들에게 다시 한 번 ‘머슬카’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새로운 ‘머슬카’ 열풍의 주인공은 바로 포드의 머스탱과 GM 시보레의 카마로, 크라이슬러 닷지의 챌린저다. 그런데 이들 중 머스탱과 카마로가 2011년 한국에서 대결을 펼친다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포드 머스탱 2011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미국차는 ‘기름 많이 먹고 잔고장 많으며 유지가 어렵다’는 선입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 Big 3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피한 포드의 신차들은 이런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불식시키고 있다. 실제 2010년 들어서 포드의 신형 토러스는 매달 400대 이상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포드의 상징이라는 머스탱의 판매고는 그리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고출력 고토크에 우수한 연비라는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포드는 현재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2011년형 머스탱을 국내에 출시하기로 했다. 

    포드 코리아 측은 9일 “그동안 고출력 엔진의 머스탱 GT를 기다려온 국내 머슬카 팬들을 위해 305마력의 머스탱 2011년형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의 머스탱이 4000cc의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213마력의 출력에 32kg.m 가량의 토크를 냈던 데 반해 머스탱 2011년형은 배기량은 3700cc로 줄었음에도 출력은 오히려 305마력, 토크는 38.7kg.m/4250rpm으로 상당히 높아졌다. 이 같은 출력과 토크는 지금까지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던 4600cc 머스탱 GT와 맞먹는 출력이다. 

    엔진 또한 포드의 베스트셀러 차량에 탑재되던 ‘듀라텍 3.7L DOHC Ti-VCT 엔진’을 얹었다. 여기에 사용되는 ‘Ti-VCT(트윈 독립식 가변 캠 샤프트 타이밍)’란 흡기와 배기 밸브에 독립적으로 가변 컨트롤이 가능토록 해 엔진 출력과 효율성 높여주고,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또한 연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보다 높은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 민첩함과 출발 가속력 향상은 물론 머스탱 특유의 그르렁대는 사운드까지 재연했다고 포드 코리아는 밝혔다. 그 덕분인지 이전의 머스탱은 시내주행 연비가 리터 당 8km 내외였던 것에 반해 2011년형은 공식연비가 리터 당 13km(미국 EPA 기준)에 달한다. 

    여기다 포드의 딜러들은 머스탱 2011년 형의 가격이 기존의 3천만 원 대에서 크게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유일한 국산 스포츠 쿠페인 ‘제네시스 쿠페 380GT’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게 된다. 

    GM 시보레 카마로, 성공의 조건 

    첫 인상이 각지면서도 넓게 퍼져 단단해 보이는 카마로는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말 그대로 ‘머슬카’의 표본처럼 보이는 차다. GM의 시보레 카마로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로 출연,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던 인기 차종이다. 미국에서는 출시와 동시에 머슬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일본에서도 처음 출시 때 1차 배정물량 180대가 며칠 사이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카마로 2011년 형은 3600cc 6기통 엔진에 최대출력 304마력, 최대 토크 37.0kg.m로 머스탱 2011년 형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성능을 갖추고 있다. 넓게 퍼진 차체 덕분에 굴곡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시보레 카마로는 특히 한국인 디자이너 이상엽 씨가 디자인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그동안 GM대우는 국내에는 카마로를 출시할 계획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4월 말 부산 모터쇼에서 시보레 브랜드로 카마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GM대우 관계자들은 시보레 카마로의 출시 일자와 가격, 도입 대수 등에 대해 ‘기밀’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동종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GM대우는 우선 1차적으로 200대 가량을 국내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입 시기는 2011년 초. 

    하지만 동종 업계에서는 기존의 컨버터블 스포츠카 G2X의 실패를 거론하며 가장 큰 문제는 ‘판매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GM대우가 카마로의 가격을 4천만 원 대 중반 정도로 책정할 경우 G2X와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포드 머스탱과 시브레 카마로는 3천만 원 대 후반에서 4천만 원 대 초반의 가격대로 외제차 브랜드의 새로운 고객층이 된 2030세대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인기를 끈 폭스바겐 골프 TDI나 혼다 시빅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머슬카가, 그것도 가장 대표적인 차종들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 또한 2011년 이들의 대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