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녀(聖女)와 악녀(惡女)를 오가는 묘한 매력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지난 27일 전격 내한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튿날 28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모습을 드러낸 졸리는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답게 우아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 특유의 카리스마와 여성스러운 매력을 맘껏 뽐내며 국내 취재진들을 맞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졸리는 한국의 톱가수 비를 "쿨한 배우"로 평가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는 등 '접대성 멘트'가 아닌 실제로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느낀 바를 가감없이 서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신의 경우와 한국의 육아 문제를 상호 비교하는 것은 물론, 영화 촬영 중 한국 출신 스태프들과 친밀한 사이로 발전한 사연 등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졸리 '왼쪽 어깨'에 카메라 플레시 집중 = 이처럼 시원시원한 졸리 특유의 말투가 '펜기자'들에게 호감을 샀다면 무엇보다도 이날 카메라 기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다름아닌 문신.

    졸리는 평소 문신을 '애용'하기로 유명한데, 전 남편이나 아이들의 이니셜을 몸에 새기고 지울 때마다 전 세계 언론에 타전될 정도로 졸리와 문신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로까지 풀이된다.

    취재진의 요청으로 왼쪽 어깨에 새겨진 독특한 문신을 공개한 졸리는 환한 미소를 지은 채 포즈를 바꿔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포토타임을 이끄는 노련함을 보였다.

  • ▲ 안젤리나 졸리의 왼쪽 어깨에 새겨진 문신. ⓒ 뉴데일리
    ▲ 안젤리나 졸리의 왼쪽 어깨에 새겨진 문신. ⓒ 뉴데일리

    ◆6줄의 의미 심장한 메시지 = 졸리의 왼쪽 어깨에는 6줄의 알 수 없는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영어와 숫자로만 이루어진 이같은 문구는 마치 풀리지 않는 비밀을 지닌 암호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해당 숫자와 문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답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졸리와 남편 브래드 피트가 낳거나 입양한 아이들이 태어난 지역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에 대해 졸리의 대변인은 몇 년 전 "졸리가 자신의 어깨에 검은 잉크로 새겨 넣은 알 수 없는 숫자와 단어들은 졸리의 아이들이 태어난 지역의 위도와 경고를 써넣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졸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아이들을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로 여기고 있으며 이같은 감격과 감사함을 평생 잊지 않기 위해 문신으로 아이들의 탄생 순간을 기록한 것이라고.

    실제로 졸리의 어깨에 쓰여있는 문신들을 살펴보면 아이들을 낳거나 입양한 순서대로, 태어난 지역을 가리키는 위도와 경도가 새겨져 있음을 볼 수 있다.

    N11˚ 33’ 0” E104˚ 51’ 00” 캄보디아(첫째 아들 매독스의 출생지)

    N09˚ 02’ 00” E038˚ 45’ 00” 에티오피아(셋째 딸 자하라의 출생지)

    S22˚ 40’ 26” E014˚ 31’ 40” 나미비아 (넷째 딸 샤일로 누벨의 출생지)

    N10˚ 46’ 00” E106˚ 41’ 40” 베트남(둘째 아들 팍스의 출생지)

    N45˚ 41’ 21” E07˚ 14’ 28” 프랑스(쌍둥이 녹스 레온(男)의 출생지)

    N45˚ 41’ 21” E07˚ 14’ 28” 프랑스(쌍둥이 비비안 미셸린(女)의 출생지)

    자녀들의 나이가 아닌 입양된 순으로 자신의 팔에 위경도를 새긴 졸리는 맨 마지막 부분에 지난 2008년 쌍둥이가 태어난 프랑스의 위치를 표시했다.

    ◆태어난 시기 아닌 '입양 순서'대로 문신 새겨 = 안젤리나졸리와 브래드피트는 2005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촬영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 동거에 들어갔는데 당해년 에티오피아에서 자하라를 입양하게 된다. 그러나 졸리는 브래드피트를 만나기 전 2002년 캄보디아 태생의 매독스를 입양한 바 있다. 이후 남편 빌리 밥 숀튼과 이혼한 졸리는 양육권을 획득해 매독스를 홀로 키워왔다.

    당초 전 남편 빌리 밥 토튼의 이름 'Billy Bob'을 용문신과 함께 어깨에 새겼던 졸리는 이혼 후 해당 문신을 말끔히 지운 뒤 그 자리에 입양하거나 새로 태어난 아이들의 출생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피트와 만나 처음으로 입양한 아이는 자하라가 맞지만 그보다 먼저 매독스를 입양한 상태였기 때문에 졸리는 자신의 어깨에 매독스의 출생지를 첫 번째로 새겼다.

    이후 2006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딸 샤일로 누벨을 낳은 '브란젤리나 커플'은 2007년 베트남에서 팍스를 입양하고 2008년 쌍둥이 남매인 녹스와 비비안을 낳아 총 6명의 자녀를 슬하에 두게 됐다.

    한편 졸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더 이상의 출산이나 입양계획은 없다"고 밝혀 당분간(?) 줄리의 왼쪽 어깨에 새로운 문신이 새겨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