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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DVD, MP3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가운데 국경을 접해 월경, 밀수 등이 빈번한 함경북도에서는 중문판 윈도XP 같은 불법 컴퓨터 프로그램도까지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가 27일 전했다.
이 매체는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을 인용, 함경북도 당 위원회가 `합동검열단'을 조직해 지난달 20일부터 국외 영상물에 대한 집중 검열에 들어갔는데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는 관련 프로그램도 중점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북한 내에서는 당국이 지난해 허가한 리눅스 기반의 `붉은별' 프로그램만 사용할 수 있으나, 컴퓨터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어오는데다 `중문판 윈도XP'나 `중문판 MS Office' 같은 불법 CD가 장당 3∼5위안(북한 공식환율 57∼95원)에 거래돼, `붉은별'보다 중국 프로그램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함북도가 검열 대상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포함시킨 이유도 최근 북한 내에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중국산 프로그램으로 외장 하드디스크나 USB 메모리를 돌려 한국 영화와 음악을 접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이 전한 말이라면서 "이번 컴퓨터 프로그램 검열이 보위부나 보안부가 아닌 함북 도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지난해 말 김정일이 어머니(김정숙) 고향 회령에 다녀간 뒤로 함북도에 대한 중앙의 관심과 배려가 높아는데 여전히 이 지역에서 밀수, 월경 등 비사회주의 요소가 많이 발생해 9월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정지작업을 벌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1일 양강도의 소식통을 인용, "보위부ㆍ보안부ㆍ체신성의 일꾼과 기술자로 구성된 `중앙당 검열대'가 각 도에 파견돼 `녹화기'에 대한 집중 검열을 벌이고 있다"면서 "외국에서 반입된 CD와 DVD를 재생하지 못하도록 인민반 단위로 회의를 열어 DVD플레이어 등 전자기기의 `조종기판'과 프로그램을 개조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