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빗물 눈물> 27일 새벽(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 한국-우루과이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빗물 눈물> 27일 새벽(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 한국-우루과이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빗줄기를 뚫고 열심히 싸웠지만 한번 굳게 잠긴 우루과이의 골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이청용이 동점골을 성공시켰으나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석패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원정 8강 진출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 ▲ 26일 밤(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 한국-우루과이 경기에서 박주영이 우루과이 수비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26일 밤(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 한국-우루과이 경기에서 박주영이 우루과이 수비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전반 8분 수아레스에게 선제골 허용

    ◇26일(한국시간) 오후 11시 경기 시작 = 16강 진출을 두고 '배수의 진'을 친 한국과 우루과이가 시작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인 가운데 한국이 아쉽게도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7분 이청용이 상대팀 골문 정면에서 슈팅 기회를 놓친 이후 한국은 우루과의 기습적인 역습에 수비 뒷 공간이 뚫리며 전반 8분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사실 경기 초반 결정적인 찬스는 한국팀에게 먼저 있었다. 전반 4분 우루과이의 수비진이 앞으로 많이 나온 것을 보고 이영표가 길게 올려준 공을 박지성이 상대팀 진영에서 살리려는 사이 우루과이 수비가 박지성에게 파울을 범한 것.

    하프라인 약간 좌측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한국은 키커로 박주영이 나섰다. 특히 이 지역은 나이지리아전에서 박주영이 프리킥을 성공시켰던 자리와 동일한 위치여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박주영 슈팅 골대 맞아 = 그러나 박주영의 발을 떠난 공은 우루과이의 골대 왼쪽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 강력하게 차 올려진 공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떨어지는 그림같은 슛이었다.

    '찬스 뒤에 위기'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팀은 이후 우루과이의 갑작스런 공격에 허를 찔려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우루과이의 '공격의 핵' 포를란이 공을 잡기만하면 2~3명이 에워싸며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우루과이 수비진 역시 박지성이 공을 잡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파울을 범하며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중·후반 한국, 경기 지배…일방적 공세 퍼부어 = 전반 초반 우루과이의 기세에 눌려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였던 한국은 전반 25분 이후부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볼 점유율을 점차 높여갔다.

    서서히 우루과이를 압박하며 특유의 패싱 플레이가 되살아난 한국은 우루과이 진영에서 공방을 주고 받는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다.

    후반 27분 박지성이 우루과이 왼쪽을 뚫고 단독 드리블로 치고 나가 중앙으로 패스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으나 아쉽게도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김정우가 먼거리에서 슈팅을 때리며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박주영이 중앙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리는 등 유효 슈팅 갯수가 늘어갔다.

    한국은 전반 중후반부터 슈팅이 많이 나오면서 패스 연결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 프리킥 수차례 '불발'…짙은 아쉬움 =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 분위기는 점차 한국팀이 지배하는 양상으로 변했다.

    우루과이는 명성에 비해 한국의 거친 공세에 기가 눌린듯 철저히 수비 위주의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촘촘히 짜여진 우루과이의 수비진은 역시 명불허전. 좀처럼 한국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노출시키지 않았다.

    전반 40분 하프라인을 넘어 우루과이 진영으로 쇄도하던 차두리는 패스가 아닌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 44분 또 한번의 기회를 맞았다. 박지성이 중앙을 돌파할 당시 이를 저지하던 우루과이 수비수가 손으로 박지성의 몸을 잡아 챈 것. 또 다시 유리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찬 박주영의 슛은 아쉽게도 수비수의 몸에 맞고 튕겨 나갔고 흐르는 볼을 차두리가 강하게 문전을 때렸으나 골대 위로 높이 뜨고 말았다. 

    후반전에도 한국 공격 주도…창과 방패의 대결?

    ◇한국, 후반전 시작부터 '공격 일변도' = 후반전이 시작되자 마자 우루과이는 수비형 미드필더 디에고 고딘을 빼고 대신 마우리시오 빅토리노를 투입시켰다. 고딘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도 배탈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었다.

    후반 3분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전반전과는 달리 우루과이가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의 슈팅이 이어지자 우루과이는 골문을 굳게 걸어 잠그며 다시금 수비적인 플레이로 선회했다.

    이처럼 우루과이가 시작부터 수비에 '올인'하는 전략을 들고 나옴에 따라 후반 초반 한국팀의 '슈팅 릴레이'가 이어졌다.

    ◇박지성·박주영·이청용 '연속 슈팅' 불발 = 후반 5분 이영표가 왼쪽에서 치고 들어와 중앙으로 찔어준 공을 김재성이 쇄도하며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몸에 맞고 굴절됐다.

    후반 6분엔 우루과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박주영이 때린 슛이 골문 위로 훌쩍 넘어가는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8분 기성용이 상대팀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렸으나 이 역시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전에 들어선 수비수 이영표가 상대팀 오른쪽 진영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왼쪽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패스하는 전술을 자주 구사하며 우루과이의 수비진을 흔드는 노련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수비수 이정수는 마치 과거 홍명보를 연상케 하는 깊숙한 패스를 2선 공격진에게 연달아 찔러 넣으며 공격의 활로를 불러넣는 역할을 했다.

    ◇박지성·이청용, 공격 주도…이동국 투입 '승부수' = 후반 12분에는 차두리가 상대팀 왼쪽에서 크로스를 날린 볼이 가운데 박지성의 머리에 맞았으나 골키퍼에게 막히는 아쉬운 장면도 보였다.

    한국은 후반 15분 이동국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미드필더간 유기적인 플레이와 제공권을 십분 활용한 공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

  • ▲ 이청용은 '남미 킬러'...우루과이에 동점골을 터뜨리고 포효하는 이청용. 조별리그 아르헨전에서도 이청용은 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넣었다. (연합뉴스)
    ▲ 이청용은 '남미 킬러'...우루과이에 동점골을 터뜨리고 포효하는 이청용. 조별리그 아르헨전에서도 이청용은 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넣었다. (연합뉴스)

    ◇이청용은 '남미 킬러' 후반 25분 만회골 = 마침내 기회는 찾아왔다. 후반 25분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이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튕겨나오자 이청용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절묘하게 머리를 갖다대며 굳게 닫혀 있던 우루과이의 골문을 갈랐다.

    FC서울 동료였던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이 합작한 동점골이었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 이어 두 번째 골을 뽑은 뒤 유니폼의 호랑이 마크에 입맞춤하는 세리머니를 했고 허정무 감독은 기쁨에 주먹을 불끈 쥐고 정해성, 김현태 코치와 포옹했다.

    이후 한국은 이동국의 제공권을 이용한 크로스를 자주 시도하며 우루과이의 문전을 재차 노렸다.

    ◇수아레스에게 당해 '역전골'=그러나 동점골 이후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던 한국은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후반 34분 역전골을 허용하며 또 다시 1-2로 끌려가는 수세에 몰리게 됐다.

    한국은 후반 막판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상대팀 문전을 향해 여러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다. 후반 42분 이동국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때린 골도 빗물에 빗맞은 듯 힘이 실리지 못하며 골라인을 넘지 못하는 불운도 따랐다.

    결국 한국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으나 유독 한국팀에게 파울 휘슬을 자주 부는 심판의 애매한 판정과 맞물려 우루과이의 골문을 더이상 가르지 못하고 1-2로 석패했다.

    우루과이전 한국 선발명단(4-2-3-1)

    ▲GK : 정성룡

    ▲DF : 차두리, 조용형, 이정수, 이영표

    ▲MF : 기성용, 김정우, 김재성, 박지성, 이청용

    ▲FW : 박주영

    한국전 우루과이 선발명단(4-3-1-2)

    ▲GK : 페르난도 무스레라

    ▲DF : 호르헤 푸실레, 디에고 고딘, 디에고 루가노,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

    ▲MF : 알바로 페레이라, 디에고 페레스, 에기디오 아레발로

    ▲FW : 에딘손 카바니, 디에고 포를란, 루이스 수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