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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열기의 한복판에서 24일 개봉하는 감동 축구실화 '맨발의 꿈' 시사회가 21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렸다.
열흘전인 지난 11일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지인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사회를 열어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이 영화가 한국 외교의 본부인 외교부로 무대를 옮겨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축구영화'와 '외교'는 직접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안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외교부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대사관 직원이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돕는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데다, 현지 대사관이 동티모르 총리를 직접 섭외하고 주요시설에 대한 촬영허가까지 받아내는 '숨은 후원' 역할을 자임해왔기 때문이다.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축구화 한 켤레 없던 동티모르 아이들이 '동티모르의 히딩크'로 불리는 김신환 감독(박희순 분)을 만나 2004∼2005년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는 실화를 그리고 있다.
세계 영화계가 이 영화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초로 동티모르 현장에서 촬영이 이뤄진 점이다. 21세기 들어 첫 독립국이 된 동티모르는 오랜 식민지 시대와 내전으로 인해 정정(政情)이 불안한 국가여서 영화촬영은 엄두도 못낸다는게 영화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바로 주 동티모르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 본부의 숨은 조력이 컸다는 후문이다.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를 출연자로 직접 섭외하고 대통령궁과 국립병원 등 현지촬영 허가와 유엔 평화유지군 차량 이용, 촬영팀 신변안전 조치 등에 대해 현지 당국과 적극적 교섭을 벌였다.
외교가가 이 영화에 애착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주 동티모르 대사관 직원(고창석 분.실제 모델은 박진기 행정원으로 현재 선양 총영사관 근무)이 축구팀 어린이들을 위해 물심양면의 도움을 주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점이다.
이 직원은 특히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이 리베르노컵 대회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 갈 비행기 여비가 부족하자 국내 언론사의 여기자(김서형 분)를 통해 독지가들의 후원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유소년 축구팀으로부터 'SOS' 요청을 받고 도움을 준 이 국내 언론사의 여기자는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 황대일 기자를 실제 모델로 하고 있다.
이 기자는 축구팀으로부터 이메일을 받고는 이를 즉각 기사화했고 이를 계기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은 후원자를 얻어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날 시사회가 열린 외교부 청사 2층 대회의실에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을 비롯한 외교관과 언론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유명환 장관은 인사말씀을 통해 "김신환 축구감독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동티모르 차세대에게 베풀어준 것은 단지 축구기술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그 소년들에게도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영화속 대사처럼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해?'라는 질문에 아이들이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준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국제사회에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영화에 등장하는 외교관의 실제 모델을 언급, "우리 청사 2층에 순직자 38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교부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익을 위해 발로 뛰는 헌신적 외교관이 많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외교부와 외교부 직원들이 친근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