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 유상철이 "왼쪽 눈을 실명한 상태에서 월드컵 경기에 출전했었다"는 사실을 고백해 화제다.

  • 지난 8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한 유상철은 "현재도 왼쪽 눈의 시력이 거의 없다"며 "심지어 옆에 사람이 지나가도 실루엣만 보일 정도"라고 밝혀 동석한 패널들을 당황케 했다.

    당시 시력이 저하된 사실을 숨기고 지내다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밝힌 유상철은 "히딩크 감독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 사실을 안 어머니께서 당신의 눈을 주고 싶다고 말하셔 화를 낸 적 있다"고 밝혔다.

    유상철은 "공간감이 부족해 좌절을 하기도 했지만 공에 끈을 묶어놓고 헤딩하는 연습을 반복한 결과 감각적인 헤딩을 할 수 있게 됐고 노력 끝에 국가대표에 합류,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실제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왼쪽 눈의 시력이 좋지 않았던 유상철은 은퇴 직후 자신의 신체 비밀을 털어놓은 바 있다.

    한편 국내 축구 스타 중에는 유상철 외에도 한 쪽 눈이 보이지 않는 약점을 극복,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로 거듭난 선수들이 많다.

  • ▲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열릴 한국-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곽태휘가 부상을 당한 뒤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열릴 한국-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곽태휘가 부상을 당한 뒤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80년대 '골잡이'로 이름을 날린 이태호다. 80년대 중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축구화에 오른쪽 눈을 정통으로 맞고 실명한 이태호는 피나는 노력끝에 시력을 잃기 전보다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쳐 화제를 모았었다. 이태호의 '외눈 골잡이 신화'는 그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대전 시티즌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김은중에 의해 고스란히 재현됐다.

    김은중 역시 왼쪽 눈이 실명된 채로 대전 시티즌과 FC서울 등을 거치며 K-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공격수로서 오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FC서울에서 한 시즌 14골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김은중은 잠시 슬럼프를 겪다 현재는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주장을 맡아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목전에 두고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다리를 다쳐 아쉽게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수비수 곽태휘도 사실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다.

    2008년부터 허정무 감독에 의해 대표팀에 발탁, 이른바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곽태휘는 고 2때 전지훈련 중 공에 눈을 맞아 시력이 크게 저하된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배 이상의 훈련을 자처한 곽태휘는 '헤딩 경합' 능력 만큼은 국내 선수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명실공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