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외교안보라인과 잇따라 회동한 뒤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남북한 간에 대규모 충돌로 이어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양 부장과 각각 만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면담한 뒤 이같이 회동결과를 전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밤 늦게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군사적, 정치적 위기 직전의 상태에 와 있는 것에 매우 우려한다"면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증거들은 세계가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련 있는 당사국들이 자제력과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협상 프로세스가 시작될 것을 확신하지만 아직 그걸(6자회담을) 얘기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후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접견, "국제상황은 변하고 있고 세계경제회복의 기초는 여전히 약하다"면서 "중-러 양국 간 포괄적인 양자관계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조화와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인사를 후 주석에게 건넸으며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올 하반기 중국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라브로프 장관은 자국 TV 방송에 출연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6자회담에 참가하는 나라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한반도는 현재 `폭발 위험(explosive)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한국 군함(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양제츠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중은 우리 정부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임박한 가운데 이뤄 진 것이며, 양국 모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미룬 양국은 이번 회동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북한 정세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한 뒤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