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희를 가짜로 몰던 때의 再版  
     MBC-PD 수첩,“김씨가 과연 자살을 기도했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요사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원인을, 우리 民軍조사단이 김정일의 소행으로 완벽하게 밝혀내자 從北族들이 발작적으로 거짓선동을 해대는 모습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뒤 김현희를 가짜로 몰던 때의 재판이다. 김현희 가짜설은 노무현 정권 때 재등장한 적이 있다.
     
     2003년 11월18일에 방영된 MBC-PD 수첩은 金賢姬씨가 북한공작원이 아니라는 의혹을 검증한다면서 이미 사실로 확인된 것들까지 생트집을 잡는데, 바레인에서 金씨가 체포되기 직전 독약앰플을 깨문 것이 정말 죽으려 그렇게 한 것이냐고 의문을 던진다.
     
      해설자는 主犯 김승일은 독약앰플이 든 담배필터를 깨물고 삼켰는데, 金賢姬씨가 깨문 앰플은 끝이 조금만 잘라졌다는 것이다. 해설자는 “김씨가 과연 자살을 기도했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면서 일본 아사히 텔레비전이 “(병원에서) 처음부터 의식이 있으면서도 의식불명을 위장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는 것을 소개했다. “김현희는 사실상은 의식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의식이 없는 척 가장을 한 거죠”라는 한국 외교관의 논평도 내보냈다.
     
      사실은 이렇다.
      <1987년 12월1일 오전 7시경 金勝一과 金賢姬 두 사람은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30분 뒤 바레인공항에 도착했다. 로마행 항공권으로 출국수속을 마치고 출국신고 카드를 작성하여 출국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그곳에서 대기중이던 일본대사관 직원(40세 가량)이 여권과 출국신고 카드의 제시를 요구했다.
      두 사람은 이에 응하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일본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바레인주재 일본대사관 직원이다. 하치야 마유미의 여권이 위조로 판명되었으며 두 사람은 이대로 계속 여행할 수 없다. 일본대사관에 가서 일본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바레인 경찰관 5명이 나타나 두 사람을 에워쌌다. 두 사람은 의자에 앉은 채 대기하고 있었다. 오전 9시쯤 金勝一은 金賢姬씨에게 귀속 말로 『이제 모든 것이 끝장이다. 일본에 보내어지면 우리는 이래저래 고생 하다가 죽게 된다. 차라리 여기서 약을 먹고 죽는 게 낫다』고 말했다.
      金賢姬씨는 『그러면 신호해 주세요』라고 한 뒤 자살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金賢姬씨는 나중에 이때의 심정을 회고하기를 『김일성 수령님의 지시에 따라 혁명가로 값지게 죽는다고 생각하려 했으나 자꾸만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바레인 경찰관이 휴대품 검사와 몸수색을 받으라고 하면서 공안사무실로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 검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은 대합실 의자로 돌아와 경찰관의 감시를 받으면서 의자에 나란히 앉아 대기하였다. 金勝一은 세븐스타 담배 한 개비를 건네주었다. 金賢姬씨는 자신이 흡연자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독약 앰플을 깨물기가 쉽겠다고 판단하여 가방에서 가스라이터를 꺼내 이 담배 개비에 불을 붙여 물었다. 金勝一은 『나는 살만큼 살았기 때문에 괜찮지만 젊은 마유미상한테는 정말 미안하다』고 속삭였다. 金賢姬씨는 이것이 자살지시인 줄 알고 행동에 옮기려는 순간 경찰관이 가방을 달라고 했다. 金賢姬씨는 재빨리 가방 속에서 독약 앰플이 든 말보로 담배갑을 꺼낸 뒤 가방만을 건네주었다.
      그 옆에 서서 이를 지켜보던 아람 핫산이란 경찰관은 『그 담배도 달라』고 했다. 金賢姬씨는 독약 앰플이 든 담배 한 개비만을 꺼낸 다음 말보로 담배 갑만 건네주었다. 핫산은 다시 『그 담배개비도 달라』고 했다. 金賢姬씨는 金勝一의 눈치를 보며 함께 앰플을 깨무는 타이밍을 맞추려고 주저하고 있는데 핫산은 金賢姬씨가 쥐고 있던 담배개비마저 빼앗았다. 金賢姬씨는 반사적으로 경찰관의 손에서 담배개비를 낚아챘다. 담배개비가 반쯤 부러졌다.
      김현희씨가 그 담배개비를 깨무는 순간 핫산이 덮쳤다. 완전히 깨물지는 못해 유리 앰플의 끝 부분만 깨어졌다. 청산액체는 기화되면서 金賢姬씨의 입속으로 들어갔고 金은 정신을 잃으며 쓰러졌다. 이때 무릎을 다쳤다. 경찰관은 담배개비를 빼앗았다. 그 사이 金勝一 은 앰플을 와작와작 깨물어 담배개비째 삼켜버렸다. 그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한 수사관은 이렇게 말했다. 『테러리스트에게, 잡히면 자살하라고 시키는 나라는 세계에서 북한뿐이다. 다른 조직에서는 잡히면 떳떳이 테러의 이유를 밝히도록 하여 선전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金日成 부자에게 누가 될까 싶어 자살을 지령하고 있는 것이다』
      金賢姬씨가 生(생)의 미련을 갖고 있어 金勝一이 자살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앰플을 깨무는 척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안기부 수사관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었다. 먼저 앰플을 깨문 것은 金賢姬씨였고. 분명히 죽으려고 깨문 것인데 경찰관이 덮쳐서 생명을 구한 것이라는 얘기였다. 金勝一은 아주 냉정한 프로였다. 앰플을 깨물고도 확실히 죽기 위해 헉하고 들여 마셔 파편이 食道가 아닌 氣道로 들어갔던 것이다>
     
     이때 현장에서 실신한 김현희를 관찰한 사람이 있다. 바레인 주재 일본 대사관의 사무관 스나카와 쇼준(砂天昌順)씨였다. 그는 2003년에 출판된 ‘極秘지령’이란 手記(수기)에서 이렇게 적었다.
      <신이치(김승일)와 마유미는 격렬한 발작 상태에서 全身(전신)의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의자에 앉은 채였다. 몸의 모든 근육의 말단까지가 경련 상태였다. 마유미의 몸이 더 격렬하게 경련하였다. 심장이 전기 쇼크를 받은 것처럼 몸이 튀어 오르기도 하였다. 눈을 감고 입은 조금 열려 있었다. 입의 왼쪽에 찢어진 상처가 보이고 피가 붙어 있었다. 이번엔 신이치의 경련이 심해지고 마유미는 조용해졌다>
     
      MBC는 김현희씨가 김승일처럼 확실하게 깨물고 죽지 않은 것이 못 마땅한 투의 방송을 했다. 만약 김현희씨가 그렇게 죽어버렸다면 대한항공 폭파 사건은 김정일의 범행이 아니라 안기부의 自作으로 몰렸을 것이다. MBC는 그것을 바랐던 것일까? 김현희씨의 뇌리에 떠올랐던 어머니가 깨무는 强度(강도)를 약하게 하여 딸을 살렸다고 한다면 이는 축하할 일이지 이런 식으로 트집 잡을 일이 아니다. 어머니는 딸뿐 아니라 한국을 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