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와 우리 국민은 김정일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꿰뚫어 봐야 한다. 도대체 김정일이 왜 저러는가? 민주당과 좌익들은 “북한이 지난 정권 때는 왜 도발을 하지 않았는가? 왜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도발을 하는가?” 하면서 그 이유를 이명박 정부가 ’햇볕‘을 뒤집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순 억지, 순 궤변에 불과하다. 

     데일리 NK의 손광주 편집국장은 김정일의 의도를 “미-북 양자간의 직접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논의를 강제하려는 새로운 벼랑 끝 전술”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 김정일은 서해(西海)를 분쟁지역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긴장고조를 통해 협상을 강제하고 협상을 통해 경제지원을 강제했던 상투적인 전술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에는 미-북 평화협정을 노린 새로운 긴장을 고조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견해라고 생각된다. 권력 승계를 위한 정지작업, 연평해전에 대한 보복, 내부 결속용(用),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압박...등등에도 그 만한 일리는 있겠지만, 손 국장이 세운 가설(假說)도 충분히 경청해볼 만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정일의 의도가 실제로 그랬다 하더라도, 우리 군(軍)이 자기들 어뢰의 프로펠러를 수거함으로써 김정일은 국제공조에 의한 제재라는 악재를 자초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을 화나게 만들었고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자금줄이 막혀 버릴 수도 있는 최악의 가능성을 자초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정부는 시종일관 한-미 동맹,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공조의 틀을 견지하면서 김정일의 노림수를 철저히 고립 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김정일이 무슨 꼼수를 내밀고 뭐라고 지껄이든 정부는 그것을 묵살, 일축하고, 오로지 우리의 제재방안, 미국의 제재방안, 그리고 국제사회의 제재방안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김정일의 벼랑 끝 전술과 “우리도 핵 보유국‘이라는 공갈을 무시하면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분명하고도 강력한 ’한국 지지‘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는 것은 여간 고무적인 현상이 아니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동의 헤즈볼라 테러리스트 등과 내통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김정일의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조야(朝野) 역시 강경한 대북 자세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이 명시적으로 우리 입장에 호응해 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확보한 물증을 외면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정부의 일관된 자세다. 시작은 요란하다가 어느 틈에 슬그머니 “경제를 위해‘ ’전쟁을 피하기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워 뒤로 주춤 주춤 물러서는 일이 만에 하나라도 있어선 안 된다. ’천안함‘은 그 동안 김정일을 상대로 했던 일련의 이른바 ’대화‘ ’햇볕‘ ’달래기‘ ’돈으로 때우기‘ 등 모든 시도가 총체적인 도로(徒勞)였음을 최종적으로, 그리고 확정적으로 입증했다. 

     문제는 우리가 정부든 국민이든 김정일과 관련해 더 이상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하나로 귀일한다. 압도적인 억지력과 선제타격 능력, 그리고 현명하고 치밀한 외교력-오직 그 둘밖에는 믿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