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사업 거의 모두 반대한 金丁勖(김정욱) 서울대 교수 
     
     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화·새만금 간척사업 등 모두 반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책임지거나 사과도 하지 않는 게 문제. 

      서울대 환경대학원 金丁勖(김정욱) 교수는 대표적인 대운하 반대론자로 각종 강연과 토론회에 참석해 李明博(이명박) 정부의 주요 國責(국책)사업의 하나인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주요 단체인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의 공동대표, ‘대한하천학회’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金교수는 ‘4대강 사업’ 뿐 아니라 주요 국책사업 때마다 ‘아니면 말고’식의 반대를 해왔다. 2004년 한국창조과학 학술대회 논문집에 실린 ‘우리나라의 환경문제 진단과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金교수의 글을 보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건설사업’, ‘간척사업(시화․새만금)’, ‘다목적댐 건설사업’ 등을 모두 반대하고 있다.
     
      2010년 4월21일 朴宰完(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욱 교수는 특히 인천공항 건설 논란이 있던 1993년 3월 한 신문 기고문을 통해 인천공항의 예상 수요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고 부지가 매립지여서 비행기 이착륙시 자반이 침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금에 와서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당시 ‘영종도신공항문제 공동대책협의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기고문과 저서를 통해 영종도 신공항(現 인천 국제공항) 건설을 반대했었다.  
      김교수가 ‘이 공항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내세운 반대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너무 많은 예산 소요(고비용-저효율 구조) ▲신공항 기대 수송 인원(1억명)은 터무니없는 수치 ▲항공교통의 추세는 출발지와 목적지 공항간을 직접연결, Hub 가능성 없다 ▲국토 서북쪽 끝에 위치해 국토 균형발전에 어긋난다 ▲간척지 위에 활주로가 조성되므로 지반이 침하되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안개가 잦고 해일·태풍에 무방비하다 ▲환경피해가 크다 등을 제시하며 ‘영종도보다는 김포나 청주공항을 확장하거나 수원, 오산이 후보지로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영종도 신국제공항 건설사업: 무엇이 문제인가?'/'인천국제공항의 문제점과 대안' 中)
     
      김교수는 ‘國運(국운)을 걸 정도로 위험한 도박’, ‘(인천국제공항 사업에) 계속 끌려가면 국가 재정은 곧 파탄나고 말 것’, ‘2032년까지도 적자를 면할 수 없다고 지적’, ‘형태상 그럴듯하게 완공이 된다 하더라도 과연 공항으로서의 사용이 가능할지의 여부에 대해서 여전히 큰 의문’, ‘대형 참사를 빚을 가능성도 크다’, ‘통일이 되지 않으면 영종도 공항은 크게 쓸 데가 없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김교수의 주장과는 달리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으로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ASQ)에서 1위를 차지해 세계 최고 공항으로써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국제화물운송 부문 2위, 세계국제여객운송 10위권, 매출액은 1조1858억 원에 달하며 우리나라 총 무역액의 24%에 해당하는 231만 톤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동북아 Hub 공항’으로서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 또한 사실과 달랐다. 인천공항은 물류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Hub 공항이란 인정을 받고 있으며, 개항 이후 여객 환승률(국제선 환승객수÷국제선 여객수)이 가파르게 성장해 2009년에는 18.5%를 기록했다. 동북아 Hub 공항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나리타 공항이 18%대, 중국 푸동 공항이 15%의 환승률을 보이고 있으나 두 공항의 환승객 수치에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달리 인천 공항은 지속적인 환승객 증가가 예상되므로 역시 성공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인천 공항의 ‘지반침하’에 대해서도 김교수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수는 <바다를 매립해서 건설한 일본 간사이 공항도 예상을 뒤엎은 엄청난 지반침하 때문에 준공이 몇 년이나 늦어졌고 예산도 몇 배 더 들었다. 그리고 지반침하에 대비하여 비상 복구반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반 침하는 앞으로 50년은 더 진행되리라고 보고 있다. 영종도의 갯벌은 미세한 점토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지반이 연약하다>고 주장했다.
     
      김교수가 예로 든 일본 간사이 공항은 수심 18m를 매립하고 수면에서 15m 높이로 건설했다. 1994년 개항을 전후해 지반이 9.5m침하됐고, 개항 후에도 계속돼 현재는 3.5m가 더 내려간 상태다. 당시 20조원의 공사비가 들어간 간사이 공항은 지반 침하로 인한 보수 비용에만 10조 원 이상을 들였다. 그러나 공항전문가인 김재석 교수(경일대·美캔터키대 도시계획 및 항공토목 분야 박사)는 “인천국제공항은 계류장의 경우 약 30cm, 활주로는 지금까지 불과 1cm 미만으로 침하됐는데 이는 인천국제공항이 수심 1~3m의 간석지를 매립했기 때문으로 (수심 10m 이상의 바다를 매립한) 간사이 공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2010. 4.21 영남일보 인터뷰 中)
     
      김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김포·청주 공항의 확장 사용이나 오산·수원의 공군기지를 국제공항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도 설득력이 없었다. 애초에 ‘영종도신공항 건설案(안)’은 1990년대 항공교통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김포공항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2000년대에 대비한 수용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김포공항 옆에는 거주지가 있어 더 이상 확장이 어려웠고 비행기 이착륙시의 소음 때문에 주민 민원이 빗발쳐 공항 운영에 지장이 있었다. 청주공항의 경우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이라는 점에서 역시 소음문제, 접근성 문제가 있었다(청주공항은 1997년 4월 개항한 후, 1년 만에 국제공항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인천국제공항은 바다를 끼고 있어 소음 피해가 없고, 공항 신도시도 공항과 다소 떨어져 있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수원이나 오산에 신공항을 세우려면 기존의 軍(군)비행장을 옮겨야 하므로 국방부와 미국과 협의가 필요했고, 국가안보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하므로 <영종도를 공군 비행장으로 만들고 오산이나 수원의 공군기지를 국제공항으로 활용하든지, 아니면 오산이나 수원의 공군기지 인근에 공항을 만들었다가 통일 후에 공군기지를 흡수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김교수의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인천국제공항’ 외에 기타 국책사업에 대한 김교수의 반대 주장을 살펴보자.
     ‘발전소 건설사업’의 경우 김교수는 ‘(발전소 건설이) 에너지 과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이며 ‘한전이 발전소 짓느라고 진 외채가 300억 달러에 이르는데, 1997년 외환위기를 맞게 된 데 대해서는 한전도 크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근거 없는 비방을 하며 발전소 건설에 반대 한다. ‘경부고속철도’ 반대 글에서는 ‘서울에서 서울까지 두 시간 걸리고 부산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 걸리는 나라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에 가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고속철도를 만들고는 중소도시의 교통이 오히려 대단히 불편해졌다. 그래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도로가 많이 건설되는 탓에 우리나라의 자동차 대당 주행거리가 선진국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이런 교통정책이 결국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환경오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계획은 쓸데없이 많이 다니도록 유도하고 있어서 이것이 바로 국토를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라고 반대한다. 시화나 새만금 같은 ‘간척사업’은 ‘우리나라에서 필요하기보다는 수자원공사나 농어촌진흥공사 같은 회사가 있기 때문에 진행되는 사업’이란다.
     
      김교수는 대부분의 국책사업에 대해 전문분야인 환경문제보다는 ‘예산만 많이 들어가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라거나 ‘국토의 균형발전 저해’ 등 非(비)전문 분야의 여러 부분을 문제 삼아 국책사업에 제동을 거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李知映 조갑제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