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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 전도연과 이정재, 서우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하녀'에 대해 임상수 감독은 '명품 막장 드라마'라고 한마디로 딱 잘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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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 임상수 감독 ⓒ 뉴데일리
1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하녀'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임 감독은 "스토리는 막장 드라마와 큰 차이가 없지만, 명품이다"라고 말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명품'과 '막장', 이처럼 상반되는 단어의 조합이 가능한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영화 '하녀'는 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화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상류층 가정의 하녀로 들어간 한 여자가 주인 남자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그 사실이 발각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에로틱 서스펜스. 요즘 표현으로 '막장 드라마',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녀'가 숱한 이슈를 뿌리며 임 감독의 말처럼 '명품'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50년 만의 화려한 부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탑 프로젝트'지난 2007년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지원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 복원한 원작 '하녀'가 2008년 칸 영화제를 통해 공개돼 찬사를 받으면서 '하녀'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탑 프로젝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60년 작 '하녀'가 당대 톱스타의 출연은 물론 과감한 스토리와 에로티시즘으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스릴러 장르의 교과서로 불리는 걸작인 만큼 '하녀'가 원작의 매력을 어떻게 변주시킬 것인가가 큰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스스로 '야심작'이라 밝힌 임상수 감독의 손에 50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 영화 '하녀'는 현재 칸 영화제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임 감독은 "미 완성본이 그곳에 가 있다는 것만 들었다"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원작이 큰 호평을 얻은 작품이었던 만큼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묘한 하녀와 주인 남자와의 관계를 담은 이야기로, 김기영 감독의 원작과 내용이 같다"며 "돈과 질, 그리고 캐릭터와 상황에서의 차이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또 "원작의 감독은 한국 영화사의 대부격이다"라며 "작품을 만드는데 부담감은 없었고, 자신감만 있었다. 다만, 김기영 감독이 원작을 만들 때 지금의 나보다 나이가 젊었었기에 스스로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 전도연-이정재-윤여정-서우, 환상의 조합'하녀'가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환상적인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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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배우 이정재, 윤여정, 전도연, 임상수 감독) ⓒ 뉴데일리
임 감독으로서도 역대 작품 중 가장 화려한 캐스팅. 그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를 영화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았다. 원작에 비해 세련 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딱 6명. 아역 배우에게 까지 연기를 강조했다는 임 감독은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가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해맑게 살아가는 백지처럼 수수한 주인공 '은이' 역에는 '칸의 여왕' 전도연이 낙점돼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청춘 스타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이정재는 친절한 주인 '훈' 역을 맡아 갖는 것도 버리는 것도 쉬운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상위 1%의 남자 역을 맡아 전도연과 파격적인 사랑을 나눈다.
또한 나이를 잊은 듯 넘치는 에너지와 감수성으로 중년 여배우의 한계를 깨부수고 독보적인 연기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윤여정은 "아니꼽구, 더럽구, 메시꼽구, 치사해서"를 외치는 뼛속까지 속물인 나이든 하녀 역을 맡아 열연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소녀와 여인의 이미지를 넘나들며 선보이는 폭 넓은 연기로 신뢰를 얻고 있는 서우까지 여왕의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도도한 안주인 역으로 합세하면서, 그들이 '하녀' 속에서 뿜어 낼 연기 앙상블과 시너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치밀한 미장센과 과감한 스토리텔링, 임상수 감독표 영화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시작으로 '눈물', '바람난 가족', '그 때 그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과감한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임상수 감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슈메이커인 그는 이번 영화 '하녀'에서 치밀한 미장센을 통해 원작보다 더욱 농밀하고 스타일리쉬 한 에로틱 서스펜스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미술'. 원작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 보다 진짜 하녀들의 삶을 보여주고 싶고, 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는 그. 새로운 카메라 기법을 사용하기 위해 '배드신'을 망친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다.
영화의 미술은 '궁녀', '요가학원' 등 다양한 장르를 작업하고, '미인도'를 통해 제17회 춘사대상영화제에서 미술상을 수상한 이하준 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약 700평 규모의 2층짜리 대저택을 디자인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 그는 이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캐릭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미술로 완성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고 말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는 듯 하면서도 금새 분리되는 이미지를 떠울려 인물들의 동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신선한 구도에 모던한 디자인의 이색 소품 등을 매치해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 없는 완벽한 공간미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영화 '하녀'는 내달 1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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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 제작보고회 현장(좌-전도연, 우-임상수) ⓒ 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