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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배우 전도연(좌)과 임상수 감독(우) ⓒ 뉴데일리
임상수 감독의 별명은 '뱀상수'다. 뱀처럼 사악하다는 뜻으로 전도연이 붙였다.
1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하녀'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칸의 여왕' 전도연이 임상수 감독 앞에서 펑펑 눈물을 쏟아 낸 사연이 공개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 전 상영 된 '메이킹 필름' 영상에서 전도연은 임 감독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감독의 설명에 "이해 못하겠어"라며 소리 지르거나, "캐릭터를 자꾸 부셔서 미안하다"는 말에 "감독님, 비꼬는 거예요?"라며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임 감독이 요구하는 '은이'의 모습에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전도연은 '은이'란 캐릭터가 자신과 전혀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은이의 지나친 순수함을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순수해서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을 공감할 수 없었다. 아마, 촬영을 모두 마칠때까지 나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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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의 은이役 전도연 ⓒ 뉴데일리
그녀에게 '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물음표 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은이를 너무 멀리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도연은 "내 안에도 은이 같은 모습이 있을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라며 "나는 의심했지만, 임 감독님은 처음부터 내 안에서 은이를 발견했고 믿어줬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임 감독은 "전도연이 나를 찾아와 '은이'를 찾고 싶다며 1시간 동안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에 함께 연기한 이정재가 "그렇게 까지 열심히 안해도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거들자, 전도연은 "모르니까 알때까지 하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임 감독은 전도연을 '프로다운 배우'라고 말한다. 그는 "전도연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완벽한 10을 가지고 촬영장에 들어오는 배우다"라며 "그런데 내가 거기에 다른 5를 더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처음에 그녀는 임 감독에게 투정도 부리고 면박도 준다. 하지만 곧 촬영장에 들어갈때면 자신의 5를 빼고 임 감독의 5를 더해 완벽한 10을 만들어내 110퍼센트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칸의 여왕'을 '하녀'로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함도 털어놨다. 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는 몰랐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하나도 편한 장면이 없었다"라며 "궃은 일을 많이 시켰다. 그렇지만, 칸의 여왕 다운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존경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도연도 작품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털어 놓으며 "임상수 감독이 아니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밝힌 뒤, "원작이 호평작이었기에 그런 부담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감독은 임상수 감독 뿐이라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해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영화 '하녀'는 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도 동명의 영화의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상류층 가정의 하녀로 들어간 한 여자가 주인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파격적인 스토리를 그린 에로틱 서스펜스다.
전도연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하녀 '은이' 역을 맡아 순수하지만, 본능과 욕망에 사로잡힌 솔직한 여성상을 연기한다.
전도연을 비롯해 이정재, 윤여정, 서우 등 화려한 캐스팅과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감독이 연출을 맡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하녀'는 내달 1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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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하녀' 제작발표 현장(좌측부터 배우 이정재, 윤여정, 전도연, 임상수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