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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협상에 ‘협상’이란 말이 무색하다.
“얼마나 받고 싶다고 말해야 좋지…” 신입사원 A씨는 첫 연봉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인사 담당자 앞에 섰다.
“절대 기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 "무조건 많이 불러야 한다”는 지난밤 선배들의 조언을 마음속으로 상기시켰다. 하지만, 그동안의 고민이 필요없는 것이었음을 깨닫는데까지 불과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얼마나 받고 싶냐?”는 질문을 건너 뛴 채 일방적인 ‘연봉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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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상' 아닌 '통보'만 있는 연봉협상 ⓒ 연합뉴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올해 연봉협상을 마친 직장인 750명을 대상으로 ‘연봉협상 형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열에 아홉은 협상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형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협상은 하지만 형식적이고 통보나 마찬가지인 형태’를 꼽은 응답자가 59.3%로 가장 많았고, ‘협상이 없거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형태’도 33.2%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냈다. 즉, 직장인의 약 92.5%는 결국 거의 ‘주는 대로 받는’ 식의 연봉협상을 하고 있는 셈이다.이처럼 직장인들이 연봉에 대해 ‘회사가 주는 대로 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연봉협상에 대해 ‘회사가 주도권’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협상에 대해 ‘회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95.6%에 달했으며, 이에 반해 ‘회사와 내가 동등’하다는 의견은 4.1%, ‘내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의견은 0.3%에 그쳤다.
신입사원 A씨는 “요즘 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회사에서 주는 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취업대란에 연봉이 맘에 안든다고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올 수도 없는 노릇.
특히, 신입사원들의 경우 아직 회사 안에서의 자신의 입지가 견고하지 않아 더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는게 사실이다. “싫으면 나가던지…”식의 일방적이 회사의 통보에 아쉬운 건 직장인들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