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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올 때까지 모태범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다"(미국 빙속 선수 헤드릭)
"(한국을 이기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타야 해."(네덜란드 코치 오리에)
"4년 뒤에 얼마나 더 잘할지 지켜볼 일이야"(미국 여자 빙속 베테랑 로드리게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고 있는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한국 빙속 선수들의 선전이 온통 화제의 중심에 있다고 AP통신이 26일(이하 한국시간) 전했다.
27일 팀 추월 경기를 앞둔 네덜란드 코치 자크 오리에가 말문을 열었다.오리에 코치는 한국 선수들과 예선 또는 준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면서 "최대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낸 한국이 전통의 빙속 강국 네덜란드(금 3, 은 1, 동 2개)를 금-은-동 순위에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곁들이며 오리에 코치의 반응을 전했다.
이번 대회 남자 1,000m 동메달을 따낸 미국의 채드 헤드릭(33)은 "여기 올 때까지 모태범(21.한국체대)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는데 와서 보니 금 하나, 은 하나를 따가더라"면서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인라인 롤러 선수 출신으로 알려진 헤드릭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10,000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22.한국체대)을 지칭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여러 다른 종목 선수들의 용광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헤드릭은 "한 가지 방법으로 최고가 될 수 없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면서 쇼트와 스피드를 결합한 한국의 '퓨전 스케이팅'에 관심을 보였다.
10,000m에서 이승훈에 이어 은메달을 딴 이반 스코브레프(27.러시아)도 "쇼트트랙이 빅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된 것 같다"며 한국 돌풍의 비결을 나름대로 분석했다.그는 이승훈이 몇 개월 만에 빙속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듯 "그의 몸이나 심폐지구력, 다리를 보면 알 것 같다"고 수긍했다.
빙속 강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스케이팅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빙속 대표팀 내부의 '단결력'도 하나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이렌 부스트(24.네덜란드)는 "한국 선수들은 단단한 하나의 팀을 이루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서로 정보를 얻고 상승세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오리에 코치는 "한국 선수들은 모두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그렇지만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선수들만 특출날 뿐이다. 우리가 무작정 한국 방식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부러움을 표시하면서도 한국 빙상의 엷은 저변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메달을 따낸 미국의 베테랑 여자 스케이터 제니퍼 로드리게스(34)는 "누군가 새롭게 등장하는 걸 지켜보는 건 늘 재미있다. 4년 뒤에도 한국 선수들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