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22.한국체대) 선수 가족들은 경기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우리 승훈이가 최고"라며 환호했다.

    가족과 친척 10여명은 이날 새벽 4시부터 서울 중구 예장동 이 선수 큰아버지 집에서 모여 TV를 봤고, 최대 맞수이던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선수의 실격으로 1위가 확정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 선수의 어머니 윤기수(48)씨는 "첫 국제경기였던 만큼 경험이 없었을 텐데 너무 고맙다. 경기는 마음 비우고 편안하게 봤고 아들이 한국에 돌아오면 꼭 껴안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 이수용(52)씨는 "작년 쇼트트랙 국가대표에서 떨어지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고 '올림픽 후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큰아버지 이수구(59)씨도 "어제 조카와 국제전화 통화를 했는데 '모태범 선수도 금메달을 땄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니 '오늘 큰 사고 칠 것'이라 답해 예감이 좋았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가족과 친척들은 이 선수가 출발선에 서자 '고개를 끄떡이는 모습을 보니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으며, 질주 도중 '하나 둘, 하나 둘!'이란 TV 캐스터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한때 마지막 8조에서 뛴 크라머 선수가 이 선수의 기록을 추월할 것처럼 보이자 긴장된 표정들이었으나 코스 침범으로 실격이란 판정이 나오자 할머니와 고모 등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금메달'이란 함성을 연이어 질렀다.

    이 선수의 미니홈피 방명록에도 축하글이 잇따랐다.

    네티즌 정소리씨는 "잠 안 자고 경기를 봤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다. 산뜻한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 이준형씨도 "훈훈한 금메달에 감사하다"고 썼다.

    지난 14일 남자 5천m 종목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 선수는 이로써 모태범(21.한국체대) 선수에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두번째로 2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