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김연아 선수를 잇따라 집중 조명하고 있다.  

    미주 시간으로 김연아의 첫 경기가 시작되는 당일인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계올림픽'란 머리기사에 `밴쿠버에서 화요일(23일,현지시간)은 김연아의 밤'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고, 워싱턴포스트(WP)도 김연아 경기 예상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김연아의 점프 장면을 분석하고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기 까지의 과정 등을 다룬 기사를 내보낸 데 이어 뉴욕타임스와 함께 미국 최고의 신문으로 꼽히는 WSJ, WP도 이 같은 기사를 전해 김연아에게 쏠리는 국제적 관심의 무게를 반증했다.

       WSJ는 "한 번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성공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 출신의 김연아는 위대한 스케이터의 출신지 지도를 바꾸기 위한 연기가 필요하다"면서 "서방세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김연아는 작년에 세계선수권 대회와 그랑프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고 소개했다.

       또 김연아가 한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스포츠 스타라며 김연아의 소속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연아가 1천만달러 가량의 후원.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3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이 그녀와의 사업을 모색하고 있으며, 김연아의 얼굴은 빵과 보석,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 판매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녀의 코치들이 지난 4년 동안 각종 출연제의와 길을 걸을 때조차 보디가드가 필요한 한국 보다는 주로 캐나다에서 김연아를 훈련시켜 왔다고 덧붙였다.

       김연아의 인기는 빼어난 미모와 겸손함, 그리고 그동안 강대국들에 의해 지배돼온 피겨스케이팅에서 그녀가 보여준 빼어난 실력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김연아의 승리에 대한 압박감은 캐나다 아이스하키팀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민들의 김연아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소개했다.

       WSJ는 1924년부터 2006년까지 열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미국이 43개의 메달을 땄고, 러시아(구 소련 포함)가 역시 43개, 중국이 5개, 일본이 2개를 획득했지만, 한국은 하나도 없다며 직전 토리노 올림픽때까지도 아시아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하지만 최근 피겨스케이팅은 한국의 김연아, 일본의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 아시아 선수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의 전면적인 후원, 세계적 코치의 영입, 국내 팬들의 열광적 성원과 국제 경기에 대한 이해의 증가 등으로 가능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WP도 이날 밤 경기를 앞두고 게재한 여자 피겨스케이팅 분석 기사에서 김연아를 `군림하는 세계 챔피언'이라고 표현하며 금메달을 향한 그녀의 아름다운 경기를 기대했다.

       WP는 그러나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되는 종목이지만, 지금까지 예상대로 승부가 난 적은 별로 없었다"며 역대 세계 챔피언들의 심리적 압박을 승패의 변수로 지적했다.

       최근 세 차례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던 세계 챔피언들이 엄청난 압박감 때문에 실제 경기에서 실수를 해 다른 사람에게 금메달을 넘겨준 역사가 되풀이됐다는 것.

       WP는 "김연아는 그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 하고 있다"면서 김연아에게 도전하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일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등의 연기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