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스피드스케이팅 500m 강국으로 떠올랐다. 모태범에 이어 17일 22인치 ‘철벅지’ 이상화(21·한국체대)가 금메달을 따낸 것. 한국은 동계올림픽 사상 첫 남녀 500m를 석권한 나라가 됐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한국의 첫 메달이자 아시아 여자선수 중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일곱 살 때 스케이트 선수인 오빠를 따라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이상화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월등한 실력을 자랑했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열일곱이던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는 역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고의 성적인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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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1등"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 뉴데일리

    스피드스케이팅 천재소녀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2007년 대학 입학 후 태릉은 떠나 훈련하면서 기록이 점차 떨어진 것. 그 와중에도 절대 ‘실패’라는 단어는 입 밖에도 올리지 않았던 이상화는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냈다.

    다른 20대 여대생이라면 상상도 못할 22인치짜리 허벅지를 바탕으로 온몸에 탄탄한 근육을 만들어냈다. 22인치는 탤런트 홍수아의 허리사이즈로도 유명하다.

    일반 성인 남성의 허벅지는 20~21인치 정도다. 하지만 보통 사람의 허벅지와 달리 운동으로 다져진 이상화의 허벅지는 근육으로 똘똘 뭉쳐 있다. 남자선수들과 함께 혹독한 훈련을 견뎌 만들어진 몸이다.

    허벅지 굵기는 순간적인 힘을 요구하는 운동에서 중요하다. 골프, 야구, 축구 등 주로 공을 사용하는 종목에서 선수들은 허벅지 근력을 키운다. 골프선수 박세리도 20인치를 훌쩍 넘는 허벅지에서 힘을 끌어내 전성기를 구가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김관규 감독은 “이상화가 토리노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스타트, 400m 지점의 스퍼트, 체력, 스케이팅 자세를 꾸준히 다듬어 왔다”면서 “스케이트 날을 뒤로 너무 많이 차는 문제점만 보완하면 세계기록과 올림픽 2연패도 가능할 선수”라고 전했다.